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한 30대 남성이 병원 주차장 3층에서 추락해 숨진 가운데 유족들이 백신과의 인과성을 밝혀달라고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유족 등의 진술에 따르면 경기 시흥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A(31)씨는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얀센 백신을 접종받았다.
접종 후 A씨는 몸살 등의 가벼운 증상을 보였으나, 곧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3일 본가가 있는 청주를 찾을 즈음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A씨의 아버지는 터미널에서 만났을 당시 A씨가 힘없이 걸으며 집에 오자 “밖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며 알 수 없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아버지는 “평소 명랑하던 아들이 말수도 적고, 이상한 말을 하니 걱정이 됐다”며 “가족 외엔 아무도 없다. 밥 먹고 푹 쉬면 괜찮다”고 아들을 위로했다고 말했다.
이날 A씨는 오후 11시부터 38도 이상의 고열, 경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실신했고, 가족의 신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했으나 호흡이 다시 돌아와 구급대는 돌아갔다.
다음날 4일 A씨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으나 또 한 차례 쓰러졌고, 구급대원의 조치를 받아 정신을 차리게 됐다.
결국 6일, 청주의 한 종합병원을 찾은 A씨와 아버지는 ‘큰 병원에 가서 MRI를 찍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병원 주차장 3층에 세워둔 차로 돌아왔다.
A씨의 아버지는 “차 안에 있던 아들이 갑자기 차에서 내리더니 주차장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발성 골절과 과다 출혈로 결국 숨졌다. 백신 접종 후 22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유족 측은 “아들의 증상이 얀센 백신의 부작용과 비슷했다”며 “아무래도 백신 부작용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아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고 싶다”라며 “백신 부작용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말한 정부는 반드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방역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부검 결과가 나오면 인과성을 조사한 후 질병관리청 심의를 거치게 된다.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8일 B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으며, 부검 결과는 22일쯤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