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부터 마스크·라이프 캐쥬얼 브랜드 론칭까지
적자 늪에 신사업 추진 독 우려도…“차별화 관건”
취임 1주년을 맞은 손영섭 비비안 대표가 애슬레저(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운동복)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패션기업으로의 대변신을 꿈꾸고 있다.
2016년 이후 4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진 비비안이 의류 사업 강화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영섭 대표는 20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손 대표는 비비안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정통 비비안 맨이다.
비비안의 프랑스 정통 란제리 브랜드 바바라의 상품 기획 및 디자인 총괄을 거쳐 비비안 브랜드 총괄을 지냈다.
그는 대표 취임 후 란제리 사업에서부터 신규 마스크 사업까지 사업 다각화에 힘써왔다.
특히 비비안은 관계기업인 쌍방울과 함께 익산시 내 국가산업단지에 300억원을 투자해 마스크 설비를 도입했다.
KF94 보건용 마스크뿐만 아니라 야구 국가대표 로고 마스크, 구단별 마스크에 이어 KPGA 패션 마스크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성형외과 아이디병원과 손잡고 가슴 성형 전문 브라인 ‘비비안 성형포밍브라’도 출시할 예정이다.
성형포밍브라는 가슴 보형물이 수술한 형태 그대로 자리 잡아 다른 위치로 벗어나지 않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비비안은 아이디병원과 하반기 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제품 공동 개발 및 의료지원, 공동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라이프 캐쥬얼 브랜드 ‘그라운드 브이(Ground V)’를 신규 론칭하며 의류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그라운드 브이는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를 허문 스타일리쉬하고 캐쥬얼한 라이프 웨어 브랜드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1호점을 오픈했다.
스트리스 유니섹스 캐주얼 패션 ‘오리지널 라인’과 내 몸에 편안함을 선사하는 란제리&원마일 웨어 ‘엣홈 라인’, 여가생활 및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에슬레져 웨어 ‘액티브 라인’ 등 총 3가지 라인업으로 중심으로 라이프 웨어는 물론 스트리트 캐주얼, 모자, 신발, 가방 등 다양한 악세서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친김에 하반기에는 그라운드 브이 온라인 전용몰도 오픈해 온라인 접근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비비안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나선 이유는 기존 속옷 사업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조일괄유통의류(SPA)·스포츠웨어 등 비(非) 전문 브랜드들의 속옷 시장 진출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것도 배경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내의류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2조207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다. 올해 시장 규모는 1조97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사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비안이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비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손실도 6억원을 시현했다. 다만 매출액은 38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올랐다.
여기에다 젝시믹스, 안다르에 이어 스포츠·패션업계까지 애슬레져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비비안이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사와 비교해 차별화된 제품 개발 및 출시가 관건”이라며 “이번에 런칭한 그라운드 브이를 발판삼아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