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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 "'기억공간' 끝이 아닌 시작…서울시에 유감"


입력 2021.07.27 17:30 수정 2021.07.27 17:31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유족이 현 기억공간 직접 해체…서울시의회로 물품 이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한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4.16연대 관계자들이 철거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키로 한 가운데, 세월호 유족들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철거를 통보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세월호 유족단체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협의회)는 이날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왜 임기 1년의 서울시장에 의해 지워져야 하는지 따져 묻고 싶다"며 "서울시는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철거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김종기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기억공간은 단순한 건물의 의미가 아니라 추모와 기억,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을 하는 열린 소통의 공간"이라며 "이게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단원고 2학년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기억공간 내 전시물과 기록물을 가족들이 직접 정리해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으로 옮겨 임시 보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이른 시간 안에 이 기억공간 건물을 해체하는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기억공간은 건축사, 시공사, 시민들 모두 정성을 모아 함께 만든 건물이고 작품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부수고 폐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가족들과 이 기억공간을 직접 시공했던 시공사가 정성스럽게 해체한 뒤 안산 가족협의회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 위원장은 해체한 기억공간의 추후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억공간을 안산으로 아예 옮기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임시 이전 공간을 서울시의회로 정한 것에 대해 시의회가 보여 준 모습을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억공간 안에 있는 물품을 직접 포장해 옮기기 시작했다. 물품들은 준비한 차량을 이용해 서울시의회로 옮겨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르면 이날 오후부터 철거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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