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펜싱 사브르대표팀 금메달 “단체전이 진짜죠”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대표팀, 이탈리아 누르고 금메달

단체전 금메달에 가장 큰 의미 부여했던 펜싱 대표팀 멤버들 '포효'

금메달 획득한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 뉴시스

'세계랭킹 1위'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 목표를 또 달성했다.

김정환(38·세계랭킹 7위) 구본길(32·10위) 오상욱(25·1위) 김준호(27·20위)로 구성된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펜싱은 대회 첫날인 24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 동메달, 27일 여자 에페 대표팀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자 세 번째 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펜싱 어벤저스’로 불릴 만큼 강력하다. 최근 10번의 국제대회에서 9개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2017-2018-2019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한 세계랭킹 1위팀이다.

결승에서도 명성에 걸맞은 활약으로 일찌감치 금메달을 예약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3라운드까지 15-6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김정환과 구본길의 안정적인 활약으로 큰 리드를 잡은 한국은 오상욱이 힘을 보탰고, 8라운드에서는 김정환 대신 올라온 김준호가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따냈다.

간절히 기다렸던 단체전 금메달이다. 김정환은 동메달 획득 후 “개인전은 보너스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김정환 ⓒ 뉴시스

그만큼 동료애가 끈끈하다. 김정환 구본길은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부터 함께 한 사이다. 소속팀에서도 10년 넘게 함께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을 아낌없이 건넸던 영건 오상욱이 안타깝게 패하자 선배들은 가슴을 쳤다.

지난 24일 개인전에서 오상욱이 8강에서 오심 논란 끝에 탈락하고, 그랜드슬래머 구본길이 32강에서 물러나는 이변이 있었다. 베테랑 김정환이 투혼의 동메달을 따내며 사상 첫 3연속 올림픽 메달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은 지우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는 우여곡절 속에도 이들을 버티게 했던 것은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그렇게 태극기 아래 끈끈한 동료애로 뭉친 이들은 펜싱 사브르 세계 정상을 재확인하며 올림픽 정상에서 포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