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어린 쌍둥이 딸과 조카를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에 몸을 던진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미시간주 이스트포인트에 거주하는 레이 루카스(23)는 자택이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여자친구와 우유를 사러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집에는 18개월 된 쌍둥이 딸과 조카가 있었다.
이에 루카스는 망설임 없이 화마를 뚫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다행히 쌍둥이 딸은 불길과 연기에 놀란 상태였지만, 의식은 유지한 채 침대 위에 있었다. 루카스는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으나 두 딸을 품에 안고 되돌아 나왔다. 그는 낮은 자세로 들어올 때 찍혔던 자신의 발자국을 확인하며 탈출에 성공했다.
루카스는 마당에서 기다리던 자신의 모친에게 두 딸을 맡기고 다시 조카를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찾지 못한 채 밖으로 나왔고, 2층 창가에 서 있는 조카를 발견했다.
그는 조카에게 뛰어내리라고 소리쳤고, 떨어지는 조카를 맨손으로 받아냈다.
루카스는 인터뷰에서 “이성보다 행동이 앞섰다. 아기들을 데리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거센 불길로 인해 루카스와 쌍둥이 딸은 몸 곳곳에 2도와 3도 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특히 루카스는 심한 연기를 들이마신 탓에 각막이 손상돼 3일 동안 앞을 보지 못했지만, 이후 다행히 시력은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화마로 집은 전소됐고, 갖고 있던 재산마저 한순간에 잃게 됐다. 막대한 의료비 역시 부담해야했다.
이같은 상황에 루카스의 이모는 그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해당 사연을 ‘고펀드미’ 홈페이지에 올렸고, 놀랍게도 각지에서는 도움의 손길이 쏟아졌다.
현재까지 루카스 가족을 돕기 위해 약 42만7000달러(한화 약 5억 원)가 모여, 당초 목표였던 4만 달러의 10배 가량을 상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