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오늘 한미훈련 연기 촉구 회견
당대표 반대 입장과 별개로 기자회견 진행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대해 "어렵다"며 사실상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 60여명이 남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연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고 있지만 기존의 소신을 유지한 것이다.
지난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했던 송 대표는 이날 오전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도 "남북 관계는 한미 간의 신뢰를 기초로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 연기 여부에 대해 "북미 간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지고 남북 간 협상이 완전히 재개되는 경우라면 여러가지 고려할 요소가 있겠지만, 통신선 막 회복한 거 가지고, 지금 시간도 촉박하지 않겠나. 그런 상황에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 60여명의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훈련 연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남북관계를 복원시켜서 다시 끊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안타까운 마음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종국적으로 북미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게 목표인 만큼 일단 저는 한미 간의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미훈련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북아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훈련으로, 북미 간 신뢰가 쌓였다면 위협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벤트가 아니라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지금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경제 제재 해제와 개성공단 복원, 인도적 지원, 자신들에 대한 체제 인정, 북미 간의 평화협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한 진전 없이 정상회담에서 만났을 때 나중에 결과가 없으면 실망이 더 크다"며 "판문점 선언같이 화려한 언어들이 오가면서 남북 간의 뭔가 될 것처럼 기대가 높아졌는데, 미국이 반대하니까 타미플루 약 하나 못 보낸 거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실망한 거다. 미국의 동의 없이 (남한은)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남북 대화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 이런 논란이 나온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보다 선행해야 할 것은 한미 간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전략적 합의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 당대표 입장과 별개로 기자회견 진행
반면 민주당 의원들 60여명은 한미훈련 연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최종적으로 100여명 정도가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내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간 통신선 복구가 된 상황에서 이 모멘텀을 이어가려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종 결정은 국방부와 미국이 협의로 하는 것이지 민주당 대표가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송영길 대표의 반대 입장과는 별개로 의원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훈련 연기 주장은 지난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지난달 27일 통신선 복원으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자 나왔다.
여기에 지난 1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 연습을 벌여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해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연기 목소리가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