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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경기도지사직'을 절대 놓지 않는 이유는?


입력 2021.08.07 02:01 수정 2021.08.07 05:47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당내 경쟁자들 이어 이상민 선관위원장까지 사퇴 촉구

이재명 "도지사직 사수"…12월 9일까지 유지 가능성

표면적 이유 '책임감'이지만, '현직 프리미엄' 유혹적

李 측 "지방 수백 번 가는 것보다 성과 부각이 더 효과적"

이재명 경기도지사ⓒ데일리안DB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 안팎으로부터 '지사직 사퇴'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는 6일 지사직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확고하게 표명했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사는 대선 출마자의 공직 사퇴 시한인 12월 9일까지 지사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 수원 팔달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대선 경선 완주'와 '도지사직 유지'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며 "도지사직은 1380만 도민께서 제게 맡기신 책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5일)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이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으냐"며 "불공정 문제가 아니라 적절성 면에서 (지사직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당내 대권 경쟁자들은 '불공정 경선'이라고 반발하며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의 '지사직 사수' 발언을 거론하며 "말씀 잘하셨다.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시라"며 "경기도민의 안전을 위해 경기 도정에만 집중하시길 권유한다. 그것이 경기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홍보를 위해 수십억 원의 혈세를 쓰고 학교와 학생들까지 동원하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의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지난 4일 "이 지사의 캠프에 도 공무원과 산하단체 유관기관에서 이 지사를 지지했던 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조직적으로 봤을 때 도정과 캠프가 분리돼있지 않다"고 했다. 특히 최근 이 지사의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 검토' 발언이 나왔을 땐 '매표 행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 지사 측은 지사직을 지키는 게 오히려 선거운동 할 때 불리하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지사직을 던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캠프의 정진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지사는) 다른 후보들처럼 전국을 순회하는 시간을 내기도 힘들어서 연차를 내서 지역을 방문하곤 한다"며 "선거운동 방식에서도 제약이 많아 국민들께 선거인단에 참여해달라는 문자 메시지 하나를 못 보낸다"고 했다. 이어 "선출직 공무원은 주권자와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 방역과 위기에 처한 민생 곳곳을 보살펴야 하는 중대한 시기다. 중요한 결정의 최종 책임을 져야할 결정권자의 존재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 지사는 표면적으로 지사직 유지 이유에 대해 '책임감'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두 번의 경기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서 보여준 결단력·추진력·실행력 등은 이 지사의 최대 강점인 만큼, 최대한 지사직을 유지하며 성과를 보여주는 게 최고의 선거운동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측 핵심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선 후보로서 이 지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결단력과 실행력을 통해 '실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사직 사퇴하고 지방에 수백 번 가는 것보다 광역단체장으로서 낸 성과를 부각하며 '능력'을 인정받는 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더 두텁게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끝까지 역할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0월 초보다는 12월 9일까지 지사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상 이 지사는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대선 3개월 전인 12월 9일까지 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


한편 이 지사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평가 조사에서 유일하게 지지율 60%대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7월 광역단체장 평가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긍정평가 60.0%를 얻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금 쑥스럽지만 자랑 한번 하겠다"며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정을 시작한 지 이제 3년을 넘겨 4년 차에 접어들었고, 도민들에게 드린 약속도 96%가량 지켰다"며 "국민에게 무한봉사하는 공직자의 책임감으로, 도민들의 듬직한 일꾼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정을 챙기겠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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