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캠프 합류한 현역 비율 약 20%
지지율 1·2위 주자의 세 대결 확전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구태 정치" 비판
국민의힘 내 지지율 1·2위 대권 주자들의 세력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캠프 인선을 확대하며 경쟁적으로 전·현직 의원을 영입하면서다.
현재까지 발표된 인선에 따르면, 양측이 영입한 현역 의원의 숫자는 각각 9명으로 타이 기록이다.
윤 예비후보의 대선 조직인 '국민캠프'는 8일 이종배(3선)·정점식(재선)·정찬민(초선)·윤창현·한무경(비례 초선)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을 추가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종배 의원은 정책총괄본부장을, '금융통' 출신의 윤창현 의원은 경제정책본부장을 맡는다.
당 일각에서 '당 안에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은 구태 정치'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추가 인선을 공개한 것이다.
이로써 윤 전 총장에서 일하는 현역 의원은 앞서 영입한 장제원·이용·이철규·윤한홍 의원을 더해 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최 전 원장의 캠프에서 일하는 현역 의원의 숫자와 같다.
앞서 최재형 예비후보도 지난 6일 현역 국회의원 9명이 합류한 주요 인선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캠프 기획총괄본부장에는 경남 3선의 조해진 의원이, 전략 총괄본부장에는 마찬가지로 경남 3선의 박대출 의원이 선임됐다. 부산 지역 초선인 박수영 의원과 김미애 의원은 각각 정책총괄본부장과 여성가족복지총괄본부장에 선임됐다.
외교정책총괄본부장에는 조태용 의원, 교육문화총괄본부장에는 정경희 의원, 미래기술산업일자리총괄본부장에는 조명희 의원, 장애인정책총괄본부장에는 이종성 의원, 보건의료총괄본부장에는 서정숙 의원이 합류했다.
현역 의원 중 양 캠프로 흩어져 합류한 인사의 비율이 20%까지 늘어난 셈인데, 실제로는 공식적으로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이들을 돕고 있는 의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캠프에 합류하진 않았지만 그를 공개적으로 조력하고 있다.
당내 다른 주자들은 이같은 두 예비후보의 '세 대결' 확전 양상을 맹렬 비판하는 분위기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명동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확대요구 1인 시위 후 "겸손과 배려와 화합의 정신 없이 오만과 무례와 분열로 간다면 정권교체 원팀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다"라며 "오만과 무례와 분열의 주인공들은 찬바람과 함께 수증기처럼 증발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진영의) 하는 짓들이 레밍과 유사하다"며 "레밍이 어떻게 떼지어 폐사하는지 인터넷에 한번 찾아 보라"라고 맹공했다.
윤희숙 의원은 지난 5일 대선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최 전 원장이 어제 출마하셨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보면 정책비전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정도로 준비가 돼있다는 생각이 안 든다"며 "그런 상황에서 무얼 보고 지금 캠프에 가서 계시느냐. 매우 구태정치"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4일 JTBC 방송 인터뷰에서 "당 안에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은 구태 정치"라며 "지금 국민의힘 안에 세력이 어떻고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지지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앞으로 지지도가 올라가면 다 저한테 오실 분들이니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