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030년 시장규모 1700조 예상
신한금투, 최초 관련 ETN 출시 예정
삼성證, 사내행사 메타버스서 진행
메타버스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관련 상품·서비스 구축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가상 세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메타버스 관련 투자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의 사업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다음달 말을 목표로 메타버스 서비스 도입에 매진하고 있다.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기업분석 세미나와 투자 콘퍼런스·교육 등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를 뜻한다. 플랫폼 개념으로는 네이버의 3D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인 ‘제페토(Zepetto)’ 등이 대표적이다. 제페토는 지난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고 10대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젊은 층의 투자 키워드로도 메타버스가 부각되면서 자체 상품을 출시하는 증권사도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사 최초로 메타버스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은 에프앤가이드가 개발한 ‘FnGuide 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한다.
FnGuide 메타버스 지수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 종목 중 기초필터링을 통과한 종목들을 유니버스로 한다. 또 상장 기업들에 대해 ‘메타버스’ 키워드 기반 머신러닝으로 종목별 키워드 유사도 스코어링을 진행, 메타버스 관련도가 높은 종목을 선정해 구성한다. 네이버(19.62%), 하이브(19.21%), 와이지엔터테인먼트(18.26%), 위지윅스튜디오(13.46%) 등이 편입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관련 서비스 구축과 상품 출시는 지난 6월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미 메타버스 관련 펀드를 출시하며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KB자산운용과 삼성증권이 지난 6월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 펀드’와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를 각각 출시했다. NH-아문디, 신한자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6월 22일 메타버스 환경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메타시티포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BK투자증권은 메타시티포럼의 일원으로 합류해 가상 세계에서 지점 개설과 금융교육, 모의투자·자산관리·시세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사내 시상식을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진행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매분기 회의장에 모여 진행해온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옮겨 실시한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상식을 진행한 것은 업계 최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에 메타버스 글로벌 대표 기업들을 소개하는 등 비교적 일찍 메타버스 관련주에 대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산업은 다양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진입해 있다”며 “모든 시장조사 기관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시장의 고성장을 예측하는 가운데 2030년 약 17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될 전망으로, 더 길게는 우리 생활 자체에 변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