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가운데 현지에서 이들을 피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탈레반의 검문과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테사브(Ehtesab)’라는 이름의 공공안전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앱은 과거 2년간 아프간 정부에서 일했던 26살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사라 와헤디가 개발한 것으로, 에테사브는 아프간 현지 언어로 ‘책임’을 뜻한다.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정보를 모아가는 ‘클라우드 소스’를 통해 카불에서 일어나는 검문, 폭력 행위 등 긴급상황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이 앱은 지난해 3월 공개했지만,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이를 찾는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며,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기 있는 ‘시티즌’과 유사한 방식을 갖고 있다.
다만 에테사브는 소방서의 상황 등 공공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어려워 오직 소셜미디어(SNS) 모니터링과 시민 제보 위주로 운영된다.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와헤디는 “에테사브가 SNS에 유통되거나 사용자가 제출한 위급 정보를 샅샅이 뒤진 후 확인 과정을 거쳐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며 “탈레반의 관심을 끌지 않기 위해 알림에서 탈레반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민을 위협할 경우, 특정 지역에 검문소가 있어 교통체증이 발생했다고 경고하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와헤디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앱의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언젠가는 에테사브가 (아프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앱이 될 수도 있지만, 만약 탈레반이 이용하게 된다면 고민이 많다. 이용자들을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에테사브의 직원 대다수는 여성이다. 우리는 탈레반의 탄압을 피하고자 재택근무를 하며 앱을 운영하고 있다”며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현재 앱 홈페이지와 SNS 등에 게시했던 여성 직원들의 이미지는 모두 삭제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와헤디는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 업무를 계속하기 위해 임시적인 용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그저 앱이 멈추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