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비원에이포로 데뷔
'구르미 그린 달빛'·'내안의 그놈' 등 출연
제대 후 복귀작 '경찰 수업'서 강선호로 분해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편견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다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때, 그들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가 하나 더 주어진다. 하지만 보란 듯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아이돌 출신들이 있다. 비원에이포 출신 진영은 그 위치에서 단연 선두권에서 서 있는 좋은 예다.
2011년 '렛츠 플라이'(Let`s Fly)로 데뷔한 진영은 데뷔 앨범부터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였고, 이후 발표한 정규 앨범 '이그니선'(IGNITION)부터 프로듀싱까지 도맡았다. 작곡가 이단옆차기와 멤버들은 인터뷰를 통해 코드도 모르고 그저 느낌으로만 곡을 만든다고 증언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미래를 기대케 만들었다.
진영은 비원에이포 히트곡들을 통해 프로듀싱 인정을 능력 받았지만 다른 그룹들의 노래를 만들며 더 많은 대중에게 자신의 실력을 알렸다. 엠넷 '프로듀스101'에서 참가자들에게 '같은 곳에서'라는 미션곡을 선물했고, 이후 아이오아이에게 '벚꽃이 지면', '잠깐만'이라는 곡을 만들어 건넸다. 아이오아이뿐 아니라 당시 소속사 후배 오마이걸의 '한 발짝 두 발짝'도 진영의 작품이다.
그는 가수 활동과 함께 2013년부터 연기를 병행했는데, 여기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우와한 녀'를 시작으로 '칠전팔기 구해라', '맨도롱 또똣', '구르미 그린 달빛',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영화 '수상한 그녀', '내 안의 그놈'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했다.
특히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윤성 역을 맡아 라온(김유정 분)을 짝사랑하는 순애보 연기와 액션신까지 잘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가 히트함과 동시에 배우로서 진영의 입지도 더욱 단단해졌다. 그동안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으로, 이후 영화 '내 안의 그놈' 주연을 맡으며 영역을 확장했다.
'내 안의 그놈'은 엘리트 조폭 판수(박성웅 분)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고등학생 동현(진영 분)의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코미디 영화로 스크린 첫 주연작이었다. 진영은 조폭의 영혼이 들어간 고등학생의 모습과 소심한 고등학생의 모습을 오가며 호평을 받았다. 개봉 당시 이 작품은 기대작은 아니었지만 1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6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했고 지난 4월 제대했다. 그는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경찰 수업'을 복귀작으로 확정 지었다. 제대 후 2년 만에 연기에 복귀했지만,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극을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
진영은 경찰대학교 신입생 강선호라는 인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취향도, 꿈도 없었던 청년이 경찰대학교에 입학해 교수 유동만(차태현 분) 첫사랑 오강희(정수정 분), 그리고 동기들과 부딪쳐가며 인생에 처음 욕심을 갖게되는 캐릭터다. 악연으로 시작해 일일이 갈등을 빚어왔던 교수 유복만과는 경찰대학교 내 의문의 사건이 생기자 공조까지 펼치는 성장 스토리를, 오강희와는 캠퍼스 물만의 특권인 풋풋한 로맨스를 자유자재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경찰 수업'은 5.2%로 시작해 자체 최고 시청률 8.5%까지 돌파, 2~3%대를 고전하던 KBS 드라마의 체면을 살렸다. 아직 6회 만큼 극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진영이 '경찰 수업'에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진영은 1991년생으로 스무 한 살에 데뷔해 이제 서른한 살이 됐다. 앞을 향해 달려나가며 불안감이 엄습해올 때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무기 삼아 내면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됐다.
10년의 활동 속에서 항상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대중에게 다가왔던 진영이다. 열정에 여유가 더해진 30대의 진영의 모습을 또 어떤 찬란한 빛을 품고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