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미국 소규모 개발자 집단 소송 합의하며 외부결제 '홍보' 허용
외부결제 안내 가능해졌지만 앱 내 타 결제수단은 여전히 불허
"이메일로 안내 가능해진 것 뿐, 인앱결제 강제는 그대로 유지" 지적
국내에서 앱마켓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가운데 애플이 외부결제 안내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앱 스토어 정책 변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는 유지되고, 외부결제도 허용하는 것이 아닌 '안내'만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7일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애플이 앱 외의 방법(이메일)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에 대해 "앱 사용 중 앱 스토어 외의 다른 결제 시스템을 쓸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의 특정 방식으로 앱 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애플은 26일(미국 현지시간) 자사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미국 소규모 개발자들과 7가지 핵심 우선순위에 합의하고 이를 승인받기 위해 담당 판사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애플이 외부결제를 고객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의 홍보 활동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iOS 앱 외부에서 제공하는 결제 방식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가 가능하도록 했다. 개발자들은 향후에도 자신들의 앱 또는 앱 스토어 외부에서 이루어진 구매에 대해 애플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는 이용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용자는 이에 대해 거부할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이는 외부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앱 내에서는 안내가 불가능하고, 다른 결제수단은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앱공정성 연대(CAF)와 인앱결제강제 금지 관련 법을 발의한 민주당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먼솔은 이같은 애플의 조치가 '양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앱공정성 연대(CAF)는 입장문을 통해 "이는 여전히 앱 개발자가 앱 내에서 더 싼 가격으로 다른 결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금지하는 조치로, 애플이 앱 마켓의 완전한 통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며 양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은 애플의 이번 합의안이 "나와 마샤 블랙번 의원이 발의한 오픈 앱 마켓 법이 다루려고 하고 있는 마켓에 퍼져있는 부당한 행위를 바로잡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애플 보도자료가 마치 인앱결제 강제 금지 법안에 맞춰 인앱결제 금지를 양보한다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업계에서 이번 조치는 기만행위로 본다"며"이번 발표는 웹사이트 결제가 가능하다는 걸 고객에게 따로 동의를 구하는 이메일로 보내라는 것이지 사실상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