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변론' 등 새 의혹 터져도 여권 1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료 변론' 논란과 관련해 연일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으며 여권 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당초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측은 '무료 변론' 논란이 황교익 보은 인사, 이천 쿠팡 화재 당시 먹방 논란에 이은 결정타라고 봤지만 예측은 빗나간 모양새다. 야권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추격하며 판세가 흔들리는 것과는 사뭇 비교된다.
이재명 캠프는 민주당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 짓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왔다.
4일 민주당 첫번째 순회 경선 지역인 대전·충남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득표율 54.81%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7.41%로 2위,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7.84%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이 지사가 과반을 넘고 이낙연 전 대표와 더블 스코어 격차를 보이면서 대세론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8부 능선 넘은 이재명?
전문가들은 이 지사의 각종 논란을 알고도 지지한다는 분석과 함께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가 대안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함께 내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은 미스터리"라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그 표가 다른 후보에게 가지 않는 건, 다른 후보들이 대안으로서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지사는 행정권·인사권을 쥐고 일을 벌이고 아웃풋을 보여줬다. 이런 자체 경쟁력에 더해 친문 세력이 대항마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박원순계와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한 친노·친문이 이 지사에게 붙으면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애초 이 지사에게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도 꼽혔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지사가 욕설부터 너무 많은 논란이 있다 보니까 무감각해진 게 아닌가 싶다"며 "원래 그런 사람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원하면 됐지라는 생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료 변론 문제도 박주민 의원이 '관행'이라고 했는데, 야당 또는 상대 후보가 그게 아니라고 뒤집어야 했지만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사람들은 이 지사 논란을 모르고 지지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 지지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지사 논란의 상당 부분이 이미 현 지지율에 녹아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이 지사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의 각종 논란과 의혹이 본선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태순 평론가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가 전체 대선 후보 중 '비호감도'가 여전히 가장 높다"며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라고 짚었다.
이준한 교수는 "일각에서 이재명 리스크가 현 지지율 안에 녹아 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형수 욕설만 하더라도 직접 들은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대선 때는 1위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경선에서 예방접종을 맞지 않고 본선에 가는 것은 이 지사에게 플러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순애 평론가 역시 "이 지사는 저돌적·파쇼적·독단적 이미지가 있다. 대통령은 설득·조정·해결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우려스럽다"며 "상대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유동성이 있겠지만 본선에서 45% 이상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율 교수 역시 "지금의 지지율만으로는 본선에서 안 된다"며 "확장해야 하는데 이 지사도 여러가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