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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또 7실점 류현진, 거짓말 같은 ERA


입력 2021.09.13 00:00 수정 2021.09.13 07:5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볼티모어 원정 2.1이닝 7실점 최악투...야수들에게 사과

2년 연속 2점대 지켰던 평균자책점 4.41까지 치솟아

ERA 끌어내리지 못하면 토론토 가을야구 전망도 어두워

류현진 ⓒ AP=뉴시스

또 7실점한 류현진(34·토론토)이 야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2.1이닝(69구) 8피안타(2피홈런) 7실점 최악투로 실망을 안겼다.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4.11까지 치솟았다.


직전 등판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모처럼 호투(6이닝 무실점)하고 시즌 13승째를 따냈던 류현진은 이날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 있었다.


1회 2사 후 산탄데르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회 1사 2,3루 위기에서도 내야 땅볼로 1점을 내준 뒤 오스틴 헤이스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2이닝 동안 투런포 2개를 내준 류현진은 3회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2타점 2루타를 내줬다.


류현진은 ‘천적’으로 불릴 만큼 강했던 동부지구 최하위 볼티모어 앞에서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마저 보였다. 지켜보던 벤치도 류현진을 강판했다. 류현진이 토론토 이적 후 2.1이닝만 던지고 물러난 것은 처음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초반 대량실점에 대해 “야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직구, 체인지업, 커터 등 모든 구종이 통하지 않았다. 패스트볼 스피드는 지난 경기에 비해 3~4km나 떨어졌다. 그나마 스피드가 붙은 직구는 가운데로 몰려 장타를 허용했다. 직전 뉴욕 양키스전에서 무리하게 슬라이더를 구사한 여파가 볼티모어전에서 나타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류현진 ⓒ AP=뉴시스

이유야 어떻든 와일드카드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에이스가 초반 대량실점으로 조기강판된 것은 고개를 들기 어려운 내용이다. 호투 행진을 이어오다 한 경기 무너진 것도 아니다. 7실점은 지난달 보스턴 레드삭스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나왔다.


7월 이후 6~7실점 경기가 불어나면서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4점대를 넘어섰다. 부상으로 1경기만 나왔던 2016시즌(ERA 11.57)을 제외하면, 류현진은 프로 통산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9시즌을 마치고 MLB 전체 평균자책점 2.32(전체 1위)를, 2020시즌 평균자책점 2.69으로 AL 사이영상 후보로 꼽혔던 류현진으로서는 거짓말 같은 평균자책점 수치를 받아들고었다. 로비 레이(2.69), 스티븐 마츠(3.70) 등 토론토 선발 투수 중에서도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류현진은 “항상 매 시즌 목표가 ERA를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는데 올해는 한 달 동안 대량실점 경기가 많아지면서 가장 높은 숫자로 가고 있다”고 인정했다. 강점인 꾸준함을 잃고 심한 기복을 드러내고 있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7월과 달리 8월에는 6점대로 치솟았다. 7일 양키스전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다시 무너졌다. 5회를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도 6경기나 된다. 최근 10경기에서는 4차례나 조기 강판됐다.


주무기 체인지업 제구가 흔들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강점이었던 정교한 제구력도 잃었고, 실투가 늘어나면서 벌써 20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까지 뿌리며 슬럼프 탈출을 꾀했지만 녹록하지 않다.


거짓말 같은 4점대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토론토의 가을야구행 전망도 어두워진다. "투수에게는 평균자책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왔던 류현진의 '각성투'가 절실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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