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엉망”…대통령한테 ‘손가락 욕’ 날린 할머니

자신의 가게 앞을 지나가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한 할머니가 손가락 욕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TN 캡처

남미 아르헨티나의 한 할머니가 대통령에게 당당히 손가락 욕설을 날려 일약 스타덤에 올라 화제다.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할머니는 지난달 18일 행사 참석을 위해 자신의 가게 앞을 지나던 대통령의 차량에 손가락 욕을 했다.

당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창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대통령은 자신에게 욕을 하는 할머니에게 “몸조심하세요. 사랑합니다”라며 손을 흔들었다.

이에 할머니는 계속 손가락 욕을 하며 “그래요 나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딸은 이같은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해당 영상은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할머니는 “대통령이 미워서 그런 건 아닌데 이런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이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에게 손가락 욕을 한 것도 마음이 너무 아프고 분노가 치밀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할머니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로 인해 경찰 출신인 남편을 잃었다. 가방 등 가죽 제품을 팔던 가게마저 코로나19로 장사가 잘 안됐고, 결국 빚은 쌓이기 시작했다. 또한 할머니는 세금마저 밀려 세무서에서 독촉장을 받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할머니는 “나의 손가락 욕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처럼 분노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분노가 많은 사회가 두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