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한 여성에게 학대당하듯 끌려 다니던 강아지의 사연이 알려진 후, 일주일 만에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9월 12일 부산 해운대 강아지 학대녀 보신 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지난 일요일(12일) 오후 3시 30분께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가족들과 산책 중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흰색 말티즈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것을 봤다"며 "자세히 보니 강아지가 노견으로 보였고, 다리나 허리가 불편한지 잘 못 걷더라, 처음에는 몇 번 주저앉는 정도였는데 계속해서 살펴보니 걷는 게 힘든지 정말 겨우 따라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견주는 강아지가 넘어졌는데도 목줄을 힘껏 당겼고, 강아지는 시멘트 바닥에 질질 끌려가더라. 모래사장에 파도가 쳐서 강아지를 덮치는데도 그냥 목줄을 잡고 끌고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해당 견주를 뒤따라가며 동물 학대라고 알렸고, 사진을 찍기까지 했으나 견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것. 작성자는 "나중에 연락을 준 경찰에 의하면 견주는 6년 전 유기견이었던 이 강아지를 입양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며 "강아지를 물에 빠뜨린 게 아니라 물을 좋아해서 수영을 시켜 준 것이고, 목줄을 끌고 간 것은 훈육의 일부였다고 말했다더라"며 분노했다.
이후 작성자는 일주일 만인 지난 17일 해당 커뮤니티에 '해운대 학대견 구조되었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오늘 학대당하던 강아지가 구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알렸다.
그는 "(자신이 발견했던 강아지와) 구조된 강아지는 동일견이다"라며 "강아지의 모습도 비슷하고, 견주가 매고 있던 가방과 강아지의 목줄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동한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 구조자가 돈을 줄 테니 강아지를 자신에게 주고 가라고 하셨다더라"며 "견주는 2만원을 받고 본인 말로 6년간 키웠다는 강아지를 구조자에게 던지듯 주고 갔다고 한다. 기가 차지만 강아지가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성자는 "말을 못 하는 동물을 학대하는 건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라며 "혹시나 동물 학대 의심 정황이 보인다면 꼭 그냥 지나치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강아지는 현재 구조자에게 임시 보호되고 있다. 구조자는 SNS에 강아지 사진을 올리며 "여러 여건상 제가 키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마음 따뜻한 분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