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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삶?’ 살아온 이재명


입력 2021.09.27 08:00 수정 2021.09.27 08:00        데스크 (desk@dailian.co.kr)

곽상도 아들 ‘뇌물 퇴직금’ 설계자 향한 상식적 의문

‘이재명은 합니다’ 식의 저돌적 추진과 자기 확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탈당한 전 국민의힘 의원 곽상도 아들 곽병채의 50억원 ‘뇌물성 퇴직금’ 사태로 한숨을 돌리고 있는 이재명은 일주일여 전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왜곡과 음해 흑색선전을 헤치고 이재명이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국민과 함께 어떤 일을 해냈는지 살펴봐 달라. 두려움 때문에 할 일을 피하지 않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돈과 명예 온갖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나의 삶은 기득권과의 끝없는 투쟁이었다.”


곽상도 아들이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재벌 회장 수준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 화천대유가 ‘아수라’ 집단임을 웅변한다. 곽병채 말고도 수상한 거액을 받은 다른 사람들 이름이 앞으로 줄줄이 나올 것이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번 수천억원이 뇌물 보은 잔치로 뿌려졌을 것이라는 건 극히 상식적인 추측이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의 초점은 여전히, 사건 당시 성남시장 이재명 본인을 비롯한 핵심 인물 3인이다. 이재명은 잠시 곽병채 사태로 분노의 눈초리가 야(野)에 쏠리는 사이 ‘거봐라’하고 싶겠지만, 냄새 진하게 나는 그 개발 사업 설계자가 (사실상) 자신이라고 말한 사람이다. 공공환수 업적을 자랑하기 위해서 그런 엄청난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그렇다면 화천대유가 저지른 모든 일의 책임도 궁극적으로 그에게 있는 것 아닌가?


출자금 대비 10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개발 시행사 소유주이며 유명 법조인들을 끌어들인 미스터리 투성이의 경제지 기자 출신 김만배가 그 다음 핵심이다. 소수 개인들에게 천문학적 이익이 돌아가는 ‘공영 개발’ 구조를 기획한, 시장 이재명이 중용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력자이자 대선 후보 이재명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이라고 하는 유동규 또한 수사를 받아야만 할 핵심이다.


이재명은 전과 4범이다. 그가 3년 전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선관위에 기록을 제출했고, 자기 입으로도 인정한 사실이다. 특수공무집행방해(시의원 폭행), 선거법 위반(명함 배포)은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하다보면 저지를 수 있는 실수 또는 사소한 범죄라고 치자.


그러나 음주운전은 다르고 검사 사칭(詐稱)은 더 다른 문제다. 그는 2002년 한 공영방송 기획취재 프로그램 PD와 함께 38세 변호사인 자신을 검사라고 속이고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 통화를 녹음, 시장 선거 전에 폭로했다. 내용은 성남 시내 유명 지구 용도변경과 특혜 분양 관련이었다. 이듬해 법원은 피해자(시장) 고소를 받아들여 이재명이 허위사실을 신고했다고 판결, 무고죄로 150만원 벌금형을 확정했다.


이재명은 한 개인에게 커다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는 이런 사칭에 의한 무고(誣告) 범죄에도 불구하고 7년 후 시장에 결국 당선돼 8년 재임했으며 3년 전 경기도지사가 돼 대선 주자로 나서고 있는 현재까지도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은 합니다’


그에게 따라 붙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다. 그의 높은 공약 이행률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내세우고자 만든 선전 문구일 텐데, 그를 비판적으로 우려스럽게 보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 글 첫머리에 소개한 자기 확신처럼 섬뜩하게 들리는 말이다. ‘한다면 하는’ 그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전과 4개 외에도 친형과 형수에게 퍼부은, 차마 필설로 옮길 수 없는 쌍욕을 한 인격의 소유자다. 또 당사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조롱하고 비난하는 데도 마땅히 대응할 처지가 못 되는 여배우 스캔들을 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 장본인이 정의를 말하고 기득권과의 투쟁을 주장하니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후보 이미지가 떠올라 겁이 덜컥 나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공약은 처음부터 안 하는 것이 좋고, 기왕에 내놓은 것이라 취소할 수 없다면 차라리 이행을 하지 않는 편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다행이고 더 이익이 되는 길이다. 그의 퍼주기 공약들이 만약 실천이 된다면 나라 곳간이 거덜 날 수도 있다. 지금 경기도에서는 상위 12% 소득자들에게도 푼돈 25만원을 나눠주는 공약 이행률 최고의 도지사가 베푸는 재난 지원 선심 행정이 벌어지고 있다.


그가 대장동 의혹에 쏠리는 국민의 눈길을 돌리느라 동원한 ‘토건 비리 세력’이라는 용어도 다분히 얼치기 좌파식 이념 딱지다. 흙수저 출신 이재명이 대학을 졸업해 변호사가 되고 시장을 거쳐 도지사로 당선되고 일국의 정상이 되려는 기회를 잡은 건 그 토건 산업화가 일궈놓은 바탕 위에 민주화가 이뤄져 가능해진 사실임을 이재명은 알아야 한다.


이재명 류의 진보좌파 신(新) 기득권자들은 여전히 피해의식에 젖어 있고, 기득권과 투쟁하고 있다는 환상 속에 있는 게 특징이다. 기득권을 새로 만들고, 그것을 천문학적으로 키우고,어떻게든 오래 유지하기 위해 오매불망하는 사람들이 말이다.


이재명이 과연 ‘정의로운 삶’을 살아온 사람이고 대장동 개발이 그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된 일임을 국민 세금을 받는 수사 기관들은 신속히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이들은 해야 할 일은 두 손 놓고 있으면서 야당 후보 잡는 고발 사주 의혹 같은 건 전광석화로 달려든다.


대신 언론이 뛰고 있다. 이재명은 날마다 새로운 사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신문 보기가 겁나 아침에 일어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기사들이 제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만 게재돼 나오길 바라면서.


그가 말하는 ‘정의’는 말만으로, 또 수사 기관에 의해서만 구현되지 않는다. 언론과 여론이 대장동 게이트의 정의를 밝히게 될 것이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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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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