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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 논란’ 아닌, ‘정책 검증’을 보고 싶다 [김희정의 혜윰]


입력 2021.10.12 07:00 수정 2021.10.12 04:49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미래 지도자로서 품격 보여주지 못하는 野

4명 후보들, 기억나는 정책과 비전이 없다

국민의힘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컷오프)이 끝나고 대선 주자들이 4명으로 추려졌지만, 남은 것은 ‘손바닥 왕(王)자’, ‘정법’ 논란뿐이다. 논란 당사자인 윤석열 후보는 대권 후보로서 미숙함을 드러냈고, 논란을 확산한 유승민 후보에게는 아쉬움이 더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 직격탄을 맞았고,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이낙연 후보 측의 ‘경선 불복’ 움직임을 맞닥뜨렸다. 지금 민주당에선 ‘과반 턱걸이’를 둘러싸고 대선 경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상대편의 위기는 곧 나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보여준 모습은 우스꽝스럽다. 윤 후보의 손바닥 王자로 인한 해명과정과 무속논란에서 유력주자인 윤석열·홍준표·유승민 그 어떤 후보도 미래 지도자로서의 품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 후보의 ‘부적 선거’라는 조롱과 홍 후보의 개명 사실까지 언급하며 유치하게 맞서는 윤 후보. 항문침 전문가와 천공스승 정법강의를 둘러싼 윤 후보와 유 후보 간 설전. 본경선에서는 이 낯뜨거운 상황이 연출되지 않길 바랐지만, 2차 컷오프 이후 11일 광주에서 열린 첫 합동토론회에서는 다시 한번 ‘정법 2라운드’가 펼쳐졌다. 국민들은 진이 빠진다.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 국정철학이다. 현 정부 들어 4년4개월 동안 3.3㎡당 서울 아파트값이 딱 두 배로 올랐다고 하는데, 국민의힘 후보들은 집값을 잡기 위한 묘책이 있을지. 그 묘책은 실효성 있고 믿을만한지. 주거뿐 아니라 일자리·교육·복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들의 정책은 기억에 남지도, 심지어 논란이 되지도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갈수록 ‘중도표’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역으로 이념으로 무조건 표를 주는 시대는 끝이 났다. 지금 여야에서 독보적인 유력 대선후보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중도표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중도 표심을 잡는 것은 결국 정책과 비전이다. 4명 후보들의 정책을 알리고 또 검증하기엔, 남은 9번의 토론회도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에게 미래는 없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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