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정서 후반 3분 선제골, 박지성 이후 12년 만
지난 시리아전 이어 또 다시 대표팀서 득점포 가동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손흥민(토트넘)이 제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4차전서 이란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로 승점8을 기록하며 A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첫 승리는 아쉽게 놓쳤지만 최종예선 최대 고비로 꼽힌 이란 원정서 값진 승점을 따내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시리아전서 후반 43분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주장 손흥민이 이란을 상대로도 맹활약을 펼쳤다.
전반전에는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부터 적극적인 슈팅을 통해 득점을 노렸지만 2~3명이 에워싼 이란의 집중 견제에 유효슈팅을 단 한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이란 수비진은 손흥민의 움직임을 제대로 분석하고 나온 모습이었다. 그가 드리블 치는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면서 돌파를 막아내고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
하지만 뒷공간을 파고드는 손흥민의 전매특허 움직임까지 막아서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3분 만에 이란의 허를 찌르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2선에서부터 스피드를 올려 이란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들었고, 때마침 이재성의 전진 패스가 절묘하게 연결되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란 골키퍼가 각을 좁히기 위해 전진했지만 손흥민이 미리 움직임을 내다보고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이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A매치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리아전에서 약 2년 만에 필드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대표팀의 이란 원정 득점은 지난 2009년 2월에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동점골을 성공시킨 박지성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또한 이란 원정서 선제골은 1977년 이영무 전 안산 할렐루야 감독 이후 44년 만이다.
내친 김에 손흥민의 결승골로 이란 원정서 첫 승리까지 기록했다면 더욱 값졌겠지만 아쉽게 후반 30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에 동점 헤더를 내주며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벤투호로서는 손흥민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서 보여줬던 결정력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10월 최종예선 2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