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아닌 ‘유감’ 표현 지적 이어져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이른바 ‘전두환 옹호’ 논란 진화 과정에서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기 전 “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전두환 옹호 발언 수습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저는 헌법 개정을 할 경우 5.18 정신을 4.19 정신과 마찬가지로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며 “해운대 당협에서의 제 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각 분야에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더 받들어 국민 염원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 ‘사죄’가 아닌 ‘유감 표명’에 그친 것은 표현 수위가 낮을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는 “유감의 표현으로 그렇게 받아(들여 달라)…”며 “내가 생각해도 할 만한 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받아들이는 국민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시면 그 비판을 수용하는게 맞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기자가 ‘유감 표현을 사과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사과의 뜻으로 봐달라”며 “표현 수위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비판을 수용할 때는 그렇게(유감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 모양이다. 나도 정치언어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언어로써 ‘유감 표현’을 사과의 뜻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사흘 만의 입장 표명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늦었다?”라고 하하하하 웃으며 “뭐 늦었을 수 있죠. 그러나 5.18 피해자에들이 가질 수 있는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 부분은 어제 말씀드렸고, 제가 어떤 의도로 얘기했든 간에 그 말이 국민에게 전달되고 나가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으면 수용하는 게 맞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TV토론에서 ‘경선이 끝나면 광주로 달려가 5.18 피해자들을 위로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했던 데 대해서는 “‘내가 당 (대선)후보가 되면’이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지방을 다니며 TV토론을 하니까 하루를 싹 비우기가 쉽지 않다. 계획된 일정도 있고 해서. 그래서 TV토론 일정이 끝나면 방문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준석 “윤석열, 전두환 발언...동의하기 어렵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5·18-쿠데타 빼면 정치 잘했다’는 발언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실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만 없다. 통치 행위를 기념하거나 추념 안 하겠다는 의미”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은 화합하고 조율하고 정당 간 의견 교류를 만든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당에서 정치하는 분들은 특히 호남 관련 발언은 최대한 고민해서 해달라”며 “대표로서 당 원칙과 철학을 세우는 일에 있어 역사 정설과 다른 의견이 기본 정책이나 핵심 가치에 반영되는 일이 없도록 선을 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