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과방위 종합감사에 네이버 이해진-카카오 김범수 참석
독과점 질타에 소상공인 상생 약속…"해외 '역차별' 문제는 해결 돼야"
뉴스 유통 서비스 폐지, 망 복지기급 납부 요구에는 소신발언
국내 양대 빅테크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독과점 폐해 지적에 소상공인과 상생하고 해외 진출 및 신사업 확대를 약속했다. 다만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역차별 문제 해결이 우선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년 만에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해진 GIO는 사회적 책임에 공감하면서도, 해외 기업과 역차별 문제 해소 필요성을 거듭 피력했다. 또 뉴스 유통 서비스 폐지 요구,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의 통신 복지기금 납부 의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는 등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로 올해 국정감사에만 세 번째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또 다시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높은 수수료율 등을 지적 받으며 또 다시 사과하며 상생 계획을 수립하고, 개선사항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이해진 GIO와 함께 해외 기업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고 스타트업 인수합병(M&A)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소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카카오 "사회적 책임 커진 것 공감"… 상생 강화·해외 및 신사업 확대 약속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한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모두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커진 것에 대해 공감했다. 이에 앞으로 소상공인 상생을 강화하고, 수수료율 문제를 검토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 및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는데 사업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이해진 GIO는 "소상공인 협력은 꽤 오랫동안 여러 가지 형태로 애써왔던 부분이지만 여전히 미진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경영진들과 같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GIO는 네이버가 매출액 대비 2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부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 제페토, 5G 로봇 기반 등 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가장 많은 기업이라 생각한다"며 "해외 라인, 미국 웹소설 1등 업체 인수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고 더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계열사마다 하나씩 상생 계획을 발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조금 더 시간을 준다면 더 많은 부분을 발표할 기회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 어느 회사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지금은 그 투자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신사업 성과를 설명했다.
글로벌 진출 관련해서는 "카카오가 사업 초기에도 국내에 제한되어 있단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에 적극적으로 했고 실패도 많이 했다"며 "일본, 미국, 동남에서 성과를 내고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하는 단계까지는 성공했다. 내년부터는 글로벌에 대한 좋은 소식들이 더 많이 들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국내 시장 뺏기고 있어"…해외 역차별 막아달라 호소
다만, 두 창업자는 이같은 국내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피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외 콘텐츠사업자(CP)들의 망 이용대가 지불 회피로 인한 국내 CP 역차별 문제가 지적됐다. 구글, 넷플릭스 등이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CP인 네이버, 카카오 등은 매년 700억~1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함에 따라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 GIO는 "역차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해외 기업들도 같은 기준으로 망이용대가를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공정한 인터넷환경이 될 수 있도록 의원분들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GIO는 자국에서 포털 서비스를 갖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 경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9년 "G2(미국·중국) 위주의 글로벌 디지털 시장에서 거대 제국주의에 맞서 끝까지 버티고 저항했던 회사로 남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이 GIO는 국내에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해외 IT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이 커져 네이버, 카카오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 규제 도입은 자칫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재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해외 업체들이 들어와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부끄럽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을 뺏겨 경쟁을 버거워하고 있다"며 "R&D 투자, 스타트업 인수하며 적극 투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상생 차원에서 규제를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자칫(규제로) 경쟁이 저해가 돼서 시장을 잃게될까봐 두렵다"고 했다.
김 의장 역시 "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 방안이 재능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플랫폼이나 기술만 가지고 헤쳐나갈 수 없는 영역이 자본이나 마케팅, 트래픽 등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M&A)는 단순히 (과거 재벌식) 문어발 확장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종합감사 마지막 발언에서도 해외 기업과 역차별 문제를 막을 법 제정, 규제 등 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은 법이 아니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법 제정이나 가이드라인으로 글로벌 기업과 형평성 고려해 역차별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