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숨진 강씨 휴대전화 포렌식 끝났지만 범행동기 못찾아…계좌추적 위한 영장 신청
직장 동료들, 직장 내 따돌림 없었다 진술…다양한 가능성 열어놓고 수사 중
2주 전 비슷한 피해 본 직원과 강씨 1년 가량 사택 룸메이트…용의자 동일인 추정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남녀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후 쓰러진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수거된 생수병에서는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2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로부터 해당 생수병에서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국과수가 분석한 생수병이 피해자인 남녀 직원이 마셨던 물을 담은 것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신고가 7시간 만에 이뤄졌고 현장 보존이 안 돼 있었다. 그래서 (독극물이 든 물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7시간 동안 물병이 바꿔치기 됐거나 버려졌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 2명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생수를 마시고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9일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직원 강씨 집에서 독극물 의심 물질과 용기를 발견했다. 또 특정 독극물 관련 논문을 휴대전화로 찾아본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강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아 강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직장에서의 생수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휴대전화 포렌식은 끝났지만 범행 동기로 볼만한 부분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위한 영장도 신청했다.
경찰 조사에서 직장 동료들은 직장 내 따돌림 등은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사내 갈등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사건 2주 전 비슷한 피해를 본 같은 회사 직원 A씨와 강 씨가 1년 가량 사택 룸메이트였음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동일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당시 A씨가 마셨던 음료에서 검출된 성분이 강씨 집에서 발견된 독극물 성분과 같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사택에는 A씨와 강씨 외의 다른 직원들도 살고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