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 한화전 4타수 4안타 6타점 맹타
좌우, 높낮이 가리지 않고 모두 공략 '타격 달인'
이정후(키움)가 아버지도 못 해본 사이클링 히트로 또 한 번 바람을 일으켰다.
이정후는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펼쳐진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1홈런)를 터뜨리며 데뷔 5년 만에 개인 첫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한 타자가 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리는 것을 의미하는 사이클링 히트라 부른다. 이정후는 1회초 단타를 시작으로 5회초 홈런, 6회초 2루타, 8회초 3루타를 만들었다.
타격의 달인으로 불려도 손색없을 질 높은 타격이었다. 우완, 좌완 가리지 않았다. 구종 역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높은 공이든 낮은 공이든 이정후는 모두 공략했다. 장타가 필요할 때와 1점이 필요할 때 타석에서의 자세도 달랐다.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칠 생각을 하면서 들어가지 않았다. 점수를 뽑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한 이정후는 그야말로 모범 타격을 선보였다.
올 시즌은 양의지(NC)에 이어 두 번째, KBO리그 통산 29번째 대기록이다. 역사에 남는 타격감을 과시한 아버지 이종범도 이루지 못한 사이클링 히트를 폭발한 이정후는 무려 6타점을 올리며 9-4 승리를 주도했다. 키움은 5위 SSG랜더스를 반 게임 차이로 추격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이정후 활약 덕에 정규리그 종료까지 5경기 남겨둔 가운데 타격왕 경쟁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정후가 타격왕에 등극하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부자(父子) 타격왕'이 탄생한다. 아버지 이종범은 타율 0.393의 성적으로 타격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이정후가 타율 0.358(447타수 160안타), 강백호가 타율 0.350(497타수 174안타)로 8리 차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모사까지 따졌던 혼전 양상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알 수 없다. 키움이 4경기, KT가 5경기 남긴 상황이라 여전히 타격왕의 주인공은 예측불허지만, 이정후가 보여준 타격에 대한 진지한 자세만 봐도 타격왕으로 불려도 모자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