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vs 김종인·이준석 긴장관계
선대위 구성에 金 합류·安 통합·2030 지지 등 달려 있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윤석열 후보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선대위 구성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는 물론, 최근 이탈 조짐을 보이는 2030세대의 지지세와 대선 전 과제로 남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우선 기존 캠프를 중심으로 외연 확장 하는 방식의 확대 개편 의지를 가지고 있다. 윤 후보가 첫 인선으로 경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지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이러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이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존 (캠프) 멤버들에다가 더 진영도 넓히고 다른 후보 캠프 분들도 영입하고 우리 당 전체가 하나가 돼 큰 선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낸다는 뜻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캠프의 전면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캠프 재구성 등 사실상 '전권'을 요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번 대선을 치르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유지해온 만큼, 이같은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는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다. 다가오는 대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팽팽한 양자대결 양상으로 흐를 경우, 안 후보와의 통합이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안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사실 작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까지 살펴보면 국민의당 쪽에서 김 전 위원장이나 국민의힘을 자극하거나 험한 말을 한 적이 없다. 남북관계랑 비슷한데 언제나 도발은 그쪽에서 먼저 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께서도 선대위원장 맡으시면 바쁘실 것이다. 그쪽의 정권 교체에 좀 집중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정권 교체를 넘어서 시대 교체까지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12월 초쯤 되어야 꾸릴 수 있을 듯"
선대위 구성 문제는 윤 후보 선출 이후 국민의힘에 탈당계를 제출하는 등 '흔들리는' 2030세대 문제와도 얽혀 있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의 현재 캠프는 '젊은 세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착시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젊은 세대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오세훈과 홍준표, 이준석의 공통점은 선거를 시작할 때 2등 후보, 또는 언더독의 이미지가 강했단 것이다. '저 사람 세력도 궁하고 무언가 우리가 도와주면 좋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후보였다"며 "최종 후보가 된 윤 후보의 경우엔 규모가 너무 크고 때로는 너무 사람이 많아서 젊은 세대로 필요하지 않다는 착시를 줄 수도 있는 그런 정도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젊은 세대에 대한 본인의 관심이나 이런 것들을 표출해야 되기 때문에 앞서 있었던 세 가지유형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접근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 캠프 인사들에 대해 '파리떼', '거간꾼' 등의 직설적인 표현을 쓰며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 전부 다 캠프에서 자리싸움을 위해서 한 마디씩 해야할 타이밍이다. 그런데 나서는 순간 거간꾼이랑 하이에나로 지목될 수 있으니 잠잠한 편"이라며 "하이에나, 거간꾼, 파리떼에 대한 김종인 위원장과 저의 지속적인 언급은 후보에게 상당히 힘이 실어주는 행위가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캠프 관계자는 선대위 구성까지는 한 달 이상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적어도 12월 초는 되어야 선대위를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