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참석, 대장동 의혹 해명에 진땀
"대장동 사업은 성과...개발이익 70% 환수"
"대장동 윗선 있다"는 국민 인식과 괴리
'특검 수용' 밝혔지만, 조건부에 진정성 의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 대해 “민간 개발이익을 공공이 환수한 성과”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유동규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대장동 특혜에 윗선이 있을 것’이라는 국민적 인식과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이 후보는 “공공개발을 막는 국민의힘 정치세력과 4년 넘게 싸워 부득이하게 일부라도 환수하는 공동개발 방식을 선택했고 70%를 환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초과이익 환수가 빠진 것에 대해서는 “성남시의 확정이익을 최대로 준다고 하고 (협상 대상자가 정해졌는데) 갑자기 땅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를 때 초과이익을 나누자고 하면 상대방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부동산 폭등으로 민간 귀속된 게 4천억원이라고 해도, 환수한 금액이 5,800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강변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뇌물·배임 등 의혹에 대해서는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고 도의적 책임만 인정했다. 이 후보는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일꾼이 마귀에 오염돼 부정부패를 저지른 점에 대해서는 부족했다”면서도 “그것이 개발이익 환수라는 성과를 다 덮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대장동 윗선이 있다’는 국민적 인식과는 여전히 거리감이 큰 대목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는 ‘대장동 특혜 개발에 윗선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이 지사의 주장과 해명이 국민 여론에 주효하고 있지 못한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를 감안한 듯 이 후보는 조건부로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등 화천대유의 부정한 자금 흐름 ▲야권의 성남시 공공개발 방해행위 등을 수사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특검이 절대적으로 정의롭고 절대적으로 유능한지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의문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빠른 시간 내에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하지 못한다면 여야 합의로 수사 대상 부분까지 확정하고 특검을 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특검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송영길 대표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후보도 “수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진척 상황을 모르는데 시한을 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적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면피용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늘어질 경우, 특검도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경쟁자로)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보다 상대 후보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어떤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그에 맞춰 최선을 다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지지율은 정말 바람과 같아서 며칠 사이 바뀌고 급전직하 혹은 갑자기 오르기도 한다”며 “지금의 현상은 일시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결국 국민은 미래를 보고 정말 실력 있는 후보, 내 삶을 바꿔줄 능력이 있는지 과거 실적으로 증명할 후보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60%가 넘는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부동산, 사회경제 개혁에서 국민의 기대에 못미쳤고 부동산은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그 점은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세상에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며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뿌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잘못된 것은 채우고 이전보다 더 유능한 정부가 될 것을 설명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