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레전드 최용수 감독, 강원FC 사령탑 부임
오는 28일 친정팀 FC서울 상대로 현장 복귀전
승부사 기질 발휘하며 강등 위기 놓인 팀 구할지 관심
명가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치열한 선두 경쟁, 하위권 팀들의 강등권 싸움으로 흥미를 불러 모으고 있는 K리그가 시즌 막판 또 하나의 흥행 기폭제로 술렁이고 있다.
강원FC(이하 강원)는 지난 16일 제9대 사령탑으로 최용수 감독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명문 팀으로 발돋움하길 원하는 강원과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던 최용수 감독은 뜻을 모아 힘을 합치기로 했다.
최용수 감독의 강원 사령탑 부임은 다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최 감독은 FC서울(이하 서울)을 대표하는 레전드다. 1994년 서울(전 LG치타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2006년까지 한 팀(해외 진출 제외)에서만 뛰다 은퇴했다.
은퇴 이후에는 감독 대행을 거쳐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K리그에서 첫 감독직을 맡은 5년 동안 리그 우승과 FA CUP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을 경험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6년 중국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서울을 잠시 떠났다가 2018년 10월 강등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와 잔류시켰다.
2019년에는 리그 3위에 오르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따냈다. 축구 인생의 대부분을 서울과 함께 했기 때문에 ‘서울맨’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최 감독은 지난해 7월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하며 서울을 떠났다가 약 1년 4개월 만에 강원으로 부임하며 현장에 복귀했다. 그가 서울이 아닌 다른 팀을 지휘하는 모습이 아직까지 상상은 안 된다.
현재 강원은 상황이 급하다. 올 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시점에서 승점 39로 K리그1 11위에 머물러 있다. 최하위 광주와는 승점차가 3밖에 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없으며, 길게 보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고려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서 강원은 구원 투수로 최용수 감독을 선택했다. 최 감독은 2018년 서울로 복귀해 강등 위기에 몰렸던 팀을 구한 경험이 있다.
서울 시절 한 차례 승강플레이오프를 경험했던 최용수 감독이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교롭게도 최용수 감독의 현장 복귀전 첫 상대가 바로 친정 팀 서울이다. 강원은 오는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서울과 맞대결을 치른다. 현재 서울 대부분 선수들이 최용수 감독의 제자들이다. 서울도 상황이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않기 때문에 치열한 ‘사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해당 경기는 지난 6일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으로 열렸던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 못지않게 큰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용수 감독은 18일 강원 구단주인 최문순 도지사와 첫 대면을 가진 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