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인사들 끌어안으며 ‘중도·호남’ 공략
‘반문’ 김한길, 안철수 정치적 자산 가져올까
박주선·김동철에 이용호까지...호남 러브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옛 민주계 인사들을 끌어안으며 외연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다음 주 선거대책위원회 1차 인선 발표를 예고한 윤 후보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용호 무소속 의원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선대위 합류 가능성이 높다. 중도·호남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윤석열-김한길, 비공개 회동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김 전 대표와 선대위 구성에 관련해 비공개로 회동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표에게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통합위는 선대위와 별도로 꾸려지는 후보 직속 독립기구로 중도·진보 인사들을 포괄하는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전 대표가 윤 후보 측에 합류한다면 ‘중도 확장’ 면에서 큰 상징성을 보여줄 것으로 분석된다. ‘비문·반문’ 인사인 김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당시 안철수 의원과 손잡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김 전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반문·중도라는 정치적 색깔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자산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5일 오전 호남 출신 현역인 이용호(재선, 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을 만나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복당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광주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윤 후보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이 의원 영입설에 대해 “중도와 더 나아가 호남을 향한 윤석열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볼 수 있다”며 “전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대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의견이 최종 선대위 조직과 인선의 변수로 꼽힌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통합위 설치에 대해 “국민 통합을 실질적으로 하려면 내용이 있어야지 기구만 하나 만들어 놓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해서 국민 통합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김 전 대표와 아울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와의 만남도 부인하며 인사에 대한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정책의 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준비할 예정”이라며 “김한길 대표와 김병준 위원장으로부터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이분들의 의견도 잘 수렴하여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 전 의원 합류도 정치권 관심사다. 금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자서전 성격의 만화책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발간위원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김 전 위원장이 금 전 의원에게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1차 선대위 인선안은 다음 주 중반 발표된다.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후보 비서실장은 신임 사무총장으로 확정됐으며, 오는 18일 최고위를 거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