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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따라 그냥 백신 맞을래요"…현실화 되는 '낙인효과'


입력 2021.12.08 05:20 수정 2021.12.07 21:17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6일~8일 학교 단위 접종 사전수요조사 실시…13일부터 접종

학생 "접종 안 하면 민폐라고 생각하는 학생 많아…방문접종 의미 없어"

학부모 "편 가르기 우려…강제 접종이나 다름 없어" 불만 토로

전문가 "집단심리로 접종할 우려 커…개별면담 등 통해 접종 자유 보장돼야"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월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위해 접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교육부가 6일부터 학교를 직접 방문해 백신을 접종하는 방문 접종 사전수요조사를 실시하면서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에 대한 낙인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접종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미접종 학생이 차별 등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집단심리가 원치 않는 접종을 낳을 수 있다며 방문 접종할 때 개별적인 접종 의사 확인과 접종을 선택할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6일 교육 당국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소아·청소년 ‘집중접종 주간’을 앞두고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 접종' 희망 수요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접종 희망 수요가 산출되면 정부는 보건소별로 수요를 분류, 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접종 계획을 수립해 13일부터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전수요조사 참여 대상자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고교 2학년에 해당하는 만 12~17세 보호자나 법정대리인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등교 전 코로나19 의심증상 발생 여부 체크 등을 위해 사용하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 내 '추가 설문'에서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문항은 총 4문항으로 Δ접종대상 Δ접종력 여부 Δ희망 여부 Δ접종 방식 등이다.


교육부는 소아·청소년 접종과 관련해 당초 자율접종 원칙을 내세웠다가 학교 단위 백신접종 사전 조사까지 실시하게 된 점에 대해 코로나19상황이 변경된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황 변화가 생긴 것 외에도 고교 3학년 접종을 해보고 해외 데이터를 보니 접종 이득이 크다고 봤다"며 "전체적으로 (소아·청소년) 접종을 권장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각 학교에서 치러질 방문 접종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문 접종하게 될 경우 접종자와 미접종자가 공개적으로 드러나 아이들 사이에 편 가르기가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학생 전모(15)양은 "굳이 방문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백신을 맞을 학생들은 이미 다 예약을 해서 맞고 있기 때문에 맞지 않는 학생들은 진짜로 맞지 않을 생각인 학생"이라며 "인력까지 동원해서 방문 접종을 한다는 것은 억지로 접종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방문 접종을 하게 되면 주변 눈치를 봐서 맞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접종을 안 한 학생이 똑같이 마스크를 벗고 밥 먹고 생활할 때 민폐라고 말하는 학생이 주변에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 김모(40)씨는 "백신을 맞아서 이상이 없다면 모르지만 이상 반응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는데 아이에게 맞추고 싶지 않다"며 "친구가 백신 접종을 하겠다고 하면 친구 따라 맞겠다고 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왜 독감접종은 하지 않았던 방문 접종을 하려는 건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백신 접종을 마친 16∼17세 청소년이 부모와 함께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이모(42)씨는 "방문 접종은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편 가르기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아이들의 자유를 박탈하면서까지 접종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이들이 접종하고 싶다고 하면 접종을 하겠지만 강요에 의한 접종은 거부하고 싶다"며 "부작용에 대한 인과성도 인정받기 힘든 상황에서 언제까지 기한 없이 백신만 맞게 할 건지 모르겠다"이라고 전했다.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는 "백신의 안전성이 조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역 패스와 방문 접종은 강제 접종과 같다"며 "굳이 학교에 방문해서까지 접종하겠다는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나 접종률에 연연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미접종자가 사회에 굉장한 우를 끼치고 공익을 해치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집단심리가 크기 때문에 접종하고 싶지 않아도 본인의 의사와 달리 접종을 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층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은 전체적인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변이바이러스는 돌파감염까지 되고 있어 강제로 접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 나이대의 청소년은 집단에 소속되려는 집단심리가 크고 이것이 동조 등으로 나타난다"며 "본인은 하고 싶지 않은데 단체로 접종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접종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를 들어 숨기고 싶은 질병을 갖고 있어도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말할 수가 없어 접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며 "접종을 하게 되면 부모의 동의도 필요하지만 개별적인 면담을 통해 아이가 정말로 맞고 싶은지 들여다보고, 접종 철회가 가능하다는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문 접종까지 해가면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학교에서 백신을 맞는다는 건 등 떠밀려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청소년의 확진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확진자가 늘기 때문에 그 안에 학생들의 확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변이바이러스는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이 나오고 있어 아이들에게 강제로 접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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