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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 상대로 말 바꾸기 장난?


입력 2021.12.08 09:00 수정 2021.12.08 08:49        데스크 (desk@dailian.co.kr)

문재인도 결국 그의 입에서 절단나는 건 시간문제로 보여

어제 말과 오늘 말 다르고 쌍욕 하는 집권당 후보의 ‘비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 경제정책 기조와 철학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이 내년 3월 9일 당선되면, 그 소감 일성(一聲)이 공약 철회를 비롯해 그가 선거 기간 동안 해온 모든 말을 바꾸는 작업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이 ‘예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악담이나 억측이 아니라는 데 그 불길함과 공포가 있다. 지극히 합리적인 예측이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무효화’ 시리즈가 이재명의 미래 모습을 너무나 쉽게 그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웠던 세제 신설이나 복지 정책들이 거센 반론에 부딪치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되자 간단히 ‘그러면 안 하겠다’는 식으로 거둬 들여버린다. ‘그렇게 여반장(如反掌)이면 어떡하나?’라는 비판이 나오니 또 방금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여반장) 바꾸고 만다.


“그것들을 철회한 적은 없다.”

국민들은 집권당 대선 후보라는 사람의 말장난도 아니고 자기 입으로 했던 말을 하루아침에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뒤집어버리는 조변석개(朝變夕改)에 그저 아연실색(啞然失色, 뜻밖의 일에 놀라서 말을 잃고 얼굴빛이 변함)하고 있다. “저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라고 하는 유권자들의 걱정은 ‘장난이 아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무효화’ 발언이 나올지 모르지만, 여태까지 그가 한 말 바꾸기들 중의 백미(白眉)는 박근혜 찬양 치고 빠지기다.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

그의 이런 천연덕스럽고 가벼운 말에 비웃음이 피식 나온다. 도대체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맞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다. 그 흔한 ‘진의는 그게 아니었다’고 해명하지 않는 대신 이렇게 조롱하면서 ‘진짜 맥락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이재명 방식이다. 국민을 가지고 놀려 하고, 훈계하고, 되치기 공격을 한다.


이재명은 자기를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가치가 서푼어치도 없는 말들을 남발하고 곧바로 아니라고 해버리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


그가 ‘존경하는 박근혜’를 말했을 때 존경을 다른 말로 받아들인 시청자나 독자는 한 명도 없다. 아마 중도 보수 지지자들을 의식한 계산된 발언이겠거니 했을 것이다. 물론 그가 정말로 박근혜를 존경하는 마음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


이 말이 자기편에서도 남의 편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하니 그의 측근이란 사람이 “‘존경하는’이란 말은 말귀를 전혀 못 알아듣는 상대를 앉혀놓고 말을 시작할 때 내뱉는 한숨과 비슷한 것”이라고 친절하게 주해(註解)를 달았다. 이재명의 ‘알더라’ 조롱 말 바꾸기는 이 측근의 말인지 막걸리인지 모를 해석보다 훨씬 더 나아가 매우 괘씸하고, 진정성 결핍 인격을 여실히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이재명은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전국민재난지원금 같은 이재명 표 포퓰리즘 정책을 국민이 반대하면 안하겠다고 물러섰었다. 그러나 최근 한 세미나 강연에서 “국토보유세는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 설득부터 하겠다는 뜻이며 재난지원금도 포기가 아니라 정기국회에서 내년 예산에 넣기를 양보한 것”이라고 설득과 양보를 강조하는 일석이조 전략을 구사했다. 표 떨어지는 자기 말을 번복하는 동시에 이유를 그럴 듯하게 꾸며 부수 효과도 노리는 언변의 귀재답다.


그는 급기야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가 사태 당시 조국을 얼마나 옹호했는지를 적기에는 지면이 아깝다. 조국 수호의 여신이자 윤석열 저주의 화신인 전 법무부장관 추미애와 짝짜꿍이었다. 그런 이재명이 느닷없이 중도 표를 얻어보겠다고 조국의 잘못을 인정하고 조국으로 대표되는 내로남불을 반성하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 문재인도 그의 입에서 절단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가 언제 자기 성(姓)과 이름까지 바꾸겠다고 선언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냉소가 나올 지경이다.


그의 반성과 사과에는 전혀 논리도 없고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표만 된다면 그냥 사과한다. 그야말로 허겁지겁, 닥치는 대로다. 급하니까 모든 걸 뒤집는 식이다.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하며 도지사 이재명을 6년간 옆에서 지켜봤던 국민의힘 의원 박영수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거짓말로 점철된 사람, 자기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나 카멜레온은 인간 이재명을 정확히는 나타내지 못하는 말이다.


4살 위 자기 친형과 형수에게 우발적이 아닌, 착 가라앉은 어조로 ‘개새끼’나 ‘찢어버리겠다’라고,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욕을 한 이재명이 더 충격적인 참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이와 같은 근본 없는 행위를 변명하느라 빈천한 가족 환경을 들먹였다.


필자와 같은 가난한 시골 출신들은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도 비뚤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거짓말은 나쁘다고 배웠으며 윗사람에 대한 예의와 형제간의 우애를 중요시했다.


국민을 상대로 ‘장난’하고, 나라의 질서와 미풍양속을 해치는 데 앞장설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도 없지만, 되어서도 안 된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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