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슈레피 아이팔레트 출시 전과정 참여
출산 후, 콘텐츠 확장 고민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뷰티 크리에이터 경선은, 2014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7년째 운영 중이다. 메이크업 스킨케어 등 여성들이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공유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뷰티 크리에이터는 천직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유튜브를 시작한 덕분에 나름대로 짧은 시간 안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벌써 유튜브를 시작한 지 7년이 됐네요. 원래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이 해당 업계로 진학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대신 미술을 배우기로 했죠. 미술을 배우면 메이크업을 하는 데 도움도 되고 디자인으로도 뻗어갈 수 있으니까요.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 때 부모님께서 '넌 이제 뭐 할 거니'라고 물어볼 때 1년만 기다려달라고 했어요. 그때 크리에이터로 광고를 받기 시작했거든요. 그쯤 평균 수익을 계산해 보니 이 정도면 회사 다니는 연봉만큼 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크리에이터 활동에 전념했어요."
경선이 메이크업을 한 영상이 페이스북에 퍼지면서 운이 좋게도 빠르게 많은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다. 채널의 덩치가 빠르게 커진 것에 대해 경선은 차별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때만 해도 화장을 진하게 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어요. 색조를 해도 거기서 거기였어요. 당시는 국내에 뷰티 크리에이터가 많지 않아서 해외 영상을 레퍼런스 삼았어요. 그러다 보니 관심이 많이 쏠렸던 것 같아요."
유튜브는 경선이 처음 크리에이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낯선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주 무대가 됐다. 7년 동안 활동하며 재능만 있다면 누구라도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몸소 체험했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어요. 유튜브라는 게 각자 채널의 특성이지만 존중받지도 못했고요. 그런데 이제는 사람의 특성과 노력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구라도 자신의 노력과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곳이 된 것 같아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현재 경선은 자신의 채널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결혼 후 아기를 낳다 보니 콘텐츠를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라이프까지도 확장하려 한다. 다만 경선 채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둔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콘텐츠가 100% 메이크업이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니 이 콘텐츠가 평생 갈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녹여보려고 해요. 갑자기 확 바뀌면 구독자들도 혼란스울테니까요. 그러면 거부감이 들 테고요. 육아도 제 일이고 뷰티는 제가 정말로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아요. 이 부분은 아직 더 고민 중입니다."
경선은 지난달 자신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담은 슈레피 아이팔레트(I PALETTE)를 출시했다. 경선은 이번 신제품의 뮤즈로서 제품 컬러, 제형, 디자인 등 제품 개발 전과정에 참여했다. 경선은 평소 다양한 팔레트를 사용하며 아쉬웠던 점을 해소하고 과장 없이 '나다움'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에 주력했다.
"채널 분석을 해보니 제 구독자들이 관심 있게 보는 것이 아이 메이크업이더라고요. 저에게도 많은 요청이 있었고요. 그래서 도전해 봤어요. 아이 메이크업을 해서 확 바뀔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나'에서 조금 더 아름다워지길 바랐어요. 또 평소 팔레트 사용할 때 색상이 텁텁해지거나 펄이 날리는 것이 아쉽다고 느껴져서 그런 점을 보완하려 했고요."
"팔레트가 4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있는데 원래는 9가지 색이었어요. 그런데 4가지 색으로 정한 이유는 팬의 크기 때문이었어요. 색상을 줄이고 색의 크기를 크게 만들어서 블러셔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이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쓰면 쓸수록 다른 화장품을 꺼내기 너무 귀찮더라고요.(웃음)"
이번 제품 출시로 자신감을 얻은 경선은 다음에도 또 제품 출시에 참여해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제형으로는 다른 제품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요. 선호하는 컬러는 트렌드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색으로 도전해 보고 싶어요."
경선은 여전히 화장품이 좋고 메이크업을 하는 일이 가장 재미있다. 얼마 전에는 관심 있게 보던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팔레트를 선물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냈는데, 자신을 응원하던 구독자라는 걸 알게 돼 벅찬 기분을 느꼈다.
"5년 전에 그분과 제가 대화를 나눴더라고요. 악플 때문에 힘들었는데 그분께서 '경선님 힘내세요'라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게 남아있었어요. 5년 전에 나를 보면서 크리에이터의 꿈을 키웠다는 사실 자체가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돼 기뻤어요."
그렇기에 자극적인 주제나 남들이 볼 때 불편한 콘텐츠를 지양하려 한다.
"조회 수가 욕심나 자극적인 주제로 영상을 만든다면, 나를 보는 구독자들이 자극적인 것만 찾아갈 것 같아요. 나를 보고 발판으로 삼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사람들에게 부끄럽다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요. 오래도록 유튜브를 하고 싶기에 진심을 담은 콘텐츠로 채널을 꾸려가려고 해요."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경선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참고할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 매번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길을 다시 찾을 수 있기 마련이다. 그는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좋은 예시'가 되려 노력 중이다.
"아기를 낳고 환경이 달라졌는데 제가 참고할 만한 크리에이터나 주변 사람이 없다 보니 '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지금 남편이 전업주부로 아이를 전담해 육아하고 있고 제가 일을 하고 있어요. 이런 경우가 지금은 흔치 않으니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다'라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육아를 전담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과 육아를 같이 잘 해나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어요. 제 구독자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인식이 달라지거나 위로나 응원, 또는 하나의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