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공식 '쓴소리 기구'
윤재옥 "가급적 좋은 이야기 안 하겠다"
김건희 '가족 리스크'에 직언할까 관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략자문위원들을 만나 '쓴소리'를 자청했다. 윤재옥 중앙선대위 후보전략자문위원장은 17일 윤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후보전략자문위의 윤 위원장과 최형두·엄태영·윤두현 의원, 정유섭 전 의원 등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자문이 출범 직후인 지난 3일 상견례 이후 2주 만의 만남이다.
전략자문위는 윤 후보에게 바닥 민심을 모아 전달하는 공식 '쓴소리 기구'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타 후보를 도왔던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
엄태영 의원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지지하는 현역 국회의원 모임 '희망오름' 포럼의 공동 대표를 역임했고, 홍준표 의원과 가까운 배현진 최고위원,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유의동 의원 등도 자문위 소속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주1회 후보와 만나 선거 판세와 민심을 분석하고 전략 수립 및 수정 등을 자문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자문회 구성 이후 처음으로 윤 후보를 만난 윤 위원장은 "당초에 우리 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쓴소리를 듣겠다고 했는데 상당히 부담은 된다"며 "(그래도) 가급적 후보에게 좋은 이야기는 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 당원들의 절실한 마음을 우리가 담아서 후보한테 정말로 쓴소를 하겠다"며 "선거를 치르면서 조정하고 해야 할 부분들을 중심으로 후보에게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이에 "저한테 쓴소리도 많이 해주고 선대위가 참고할 만한 것도 말해주고 해달라"며 "하여튼 기탄없이 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자문위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 등에 어떤 조언을 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날 김씨의 논란과 관련 "(사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힌 가운데, 자문위까지 윤 후보에게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고 직언할 경우 사과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