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월드컵' 스즈키컵 4강 1차전서 태국에 0-2 완패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불운 속에 태국에 완패했다.
베트남은 23일(한국시각)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서 킥오프한 ‘2020 스즈키컵’ 4강 1차전에서 태국에 0-2로 졌다.
태국은 A조에서 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4강에 진출한 팀이다.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최다 우승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태국을 상대로 패하지 않았다(1승2무).
라이벌 팀과의 대결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경기 전 박항서 감독은 “전적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 경기에만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바람과 달리 태국과의 대결에서 베트남은 완패했다. 불운했고 억울한 부분도 있었다.
전반 14분 퐁 홍 주이가 미끄러지는 치명적인 수비 실수로 차나팁 송크락신에 결승골을 내줬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태국의 패스 플레이를 막지 못하고 송크락신에게 두 번째 골을 얻어맞았다. 0-2 끌려가던 베트남은 전반 34분 응우옌 꽝 하이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에 머리를 감쌌다. 벤치에서 지켜보던 박항서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항서 감독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보였던 ‘에이스’ 응우옌 꽁 푸엉을 불러들이는 결단을 내렸다. 대신 투입된 선수들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정교한 패스로 흐름을 베트남 쪽으로 가져왔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감아 찬 꽝 하이의 슈팅은 다시 한 번 골대를 때렸다.
후반 40분에는 페널티킥을 막아냈지만 끝내 만회골은 넣지 못했다. 아쉬운 점은 박스 안에서 태국 수비수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이 있었는데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도 억울한 상황에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패색이 짙은 시간대였지만, 4강 2차전에서 뒤집기를 노릴 수 있는 만큼 1차전에서의 1골은 반드시 필요했다.
추가시간 4분마저 흘렀고,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었다. 베트남 선수들은 주심에게 판정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경기는 이미 종료된 상태였다.
4강 1차전에서 0-2 패한 베트남의 결승 진출은 다소 멀어졌다. 지난 22일 4강 1차전에서 싱가포르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는 사정이 다르다. 스즈키컵 결승에서 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진검 승부를 기대했던 한국 축구팬들도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