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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는 확실하네’ 히어로즈의 뚜렷한 FA 정책


입력 2021.12.29 14:57 수정 2021.12.29 14:5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팀 역대 최고 선수라 불리는 박병호, 결국 KT행

철저하게 실리 추구, 선수의 가치만 보고 계약 진행

박병호와 히어로즈의 결말은 이별이었다. ⓒ 뉴시스

FA 박병호가 정들었던 히어로즈 유니폼을 벗고 KT 위즈로 이적한다.


KT는 29일 자유계약선수(FA) 박병호와 3년간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키움 팬들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이별이 아닐 수 없다.


프로 데뷔 후 오랜 무명 생활을 겪었던 박병호는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뒤 비로소 껍질을 깰 수 있었다.


박병호는 2년 연속 MVP는 물론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급성장한 기량을 인정받아 2016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 입단하기도 했다.


2018년 친정팀으로 돌아온 뒤에도 변함없는 파괴력을 선보였지만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었다. 박병호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2할 초반의 타율로 에이징커브를 겪었고 홈런 개수 역시 20개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키움은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와의 협상서 미지근하게 대처했고 결국 이별 수순을 밟았다.


히어로즈 FA 잔류 및 떠난 선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가만히 살펴보면 FA 시장을 향한 히어로즈의 구단의 뚜렷한 접근 정책을 알 수가 있다.


모그룹으로부터의 지원을 받는 다른 구단들과 달리 스폰서 체제로 운영 중인 히어로즈는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선수들과의 계약에 나서고 있다.


FA도 마찬가지다. 히어로즈가 10년 넘게 팀을 운영하며 외부 FA를 영입한 사례는 단 한 번. 대표이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던 이택근의 영입을 제외하면 히어로즈는 FA 시장을 외면했다.


내부 FA 역시 몸값이 높게 형성된 대형 선수들과는 이별을 택했다.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손승락과 유한준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나란히 4년 60억 원의 대박을 치며 롯데, KT 유니폼을 입었다.


히어로즈가 FA를 대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여긴 잣대는 역시나 가성비다. 히어로즈에 잔류했던 FA들을 살펴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기량 유지 여부를 체크했는데 이들을 적절한 액수에 붙잡으며 전력을 유지했다.


반면, 기량 하락이 두드러지거나 구단이 책정한 몸값과 차이를 보이면 결별 또는 사인&트레이드 방식으로 보상금을 챙기는 쪽에 무게를 뒀다. 그리고 에이징커브가 찾아온 팀 최고의 스타 박병호도 히어로즈의 정책을 피해가지 못하며 이별 수순을 밟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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