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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예능 희비 가르는 ‘진정성’이라는 키워드


입력 2022.01.07 08:34 수정 2022.01.07 10:1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스걸파’·‘골때녀’ 등 연이은 논란으로 비난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자극을 가미하는 제작진들의 ‘MSG’에 시청자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편집으로 경기의 일부 내용을 조작한 ‘골 때리는 그녀들’은 물론, 출연진의 진심을 왜곡하는 설정이나 미션에도 어김없이 비난이 쏟아진다.


ⓒ엠넷

여성 댄서에 이어 10대 댄서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화제를 모은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가 지난 5일 종영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종영 직후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스우파’의 후광에만 의존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10대들이지만 열정만큼은 ‘스우파’의 베테랑 댄서들 못지않았으며, 일찌감치 꿈과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당찬 모습에도 응원이 이어졌다. 초반에는 ‘스우파’ 출신 마스터들의 후광효과도 있었지만, 회차가 거듭되면서 드러나는 10대 출연진들의 매력에 호응이 쏟아졌었다.


그러나 잘 나가던 ‘스걸파’가 전개 도중 등장한 ‘안무 트레이드’ 미션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상대 크루가 창작한 자신들의 안무에 반영해야 하는 이 미션에서 이채린이 이끄는 클루씨가 우스꽝스러운 ‘꽃게춤’을 넣었고, 이에 그동안 보여준 ‘멋진 경연’의 의미가 흐려졌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특히 그들의 정정당당한 대결을 오롯이 담아내기보다는 엉뚱한 미션으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제작진을 향한 지적도 쏟아졌다. ‘스우파’와 ‘스걸파’를 거치며 출연진들의 진심에 감명을 받은 시청자들은 그간의 흐름과는 어긋나는 엠넷 특유의 갈등 조장 방식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출연진들의 남다른 열정으로 팬덤을 형성했던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진 또한 과도한 욕심으로 화를 불렀다. 경기 내용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위해 골 득실 순서를 바꾸는 편집을 했고, 결국 시청자들이 이를 눈치챈 것이다.


SBS는 해당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책임 프로듀서 및 연출자를 교체, 재정비 후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예능적 재미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일부의 옹호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결과를 바꾸지는 않았어도 과정을 꾸며낸 것은 출연자들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했었다.


이 외에도 출산과 육아로 잠시 우리 곁을 떠났던 스타들이 아이돌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은 tvN 예능프로그램 ‘엄마는 아이돌’이 방송 초반 그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전개를 보여줘 혹평을 받기도 했다. 첫 회부터 그들의 실력을 진단한다며 ‘현실 점검 무대’를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출연자들이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가희, 박정아, 선예, 현쥬니 등 결혼과 육아로 무대를 떠나야 했던 이들이 용기를 내 돌아온 가운데, 굳이 이들을 평가절하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완성도 높은 무대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다시금 열정을 불태우는 그들의 진심 가득한 의지가 주는 감동을 더욱 원한 것이다.


‘리얼’한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꾸며낼 수 없는 출연자들의 진정성은 감동과 재미를 전하는 중요한 요소다. 웃음과 재미보다는 출연자들의 진심이 주는 진한 감동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또 이전에는 제작진이 제시하는 방향대로 내용을 수용하던 시청자들도 달라졌다. 각종 ‘악마의 편집’과 그로 인한 논란들을 재차 접하면서 자극적 재미를 위한 그들의 전개 방식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거부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재미’를 위해선 어느 정도 ‘MSG’를 첨가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창작자들도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미를 위해 기존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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