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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없는 기술 전쟁터서 엿보인 삼성-LG 협력 [이홍석의 퍼팩트]


입력 2022.01.10 07:00 수정 2022.01.09 20:3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CES 2022서 커진 OLED 협업 가능성...시너지 효과 창출

치열한 경쟁 속 상호 협력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기대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 기간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 마련된 프라이빗 전시부스를 통해 선보인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미디어월.ⓒ삼성디스플레이

흔히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총성없는 기술의 전쟁터로 묘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규모와 일정이 축소돼 열린 올해 행사에서도 이같은 표현은 여전히 어울렸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간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국내 전자업계 양대 그룹이 협력 분위기를 조성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진출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양사간 OLED 협업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으나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CES 행사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히면서 양사간 협업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아직 공식적인 언급은 없고 패널 공급단가 등 현실적인 문제도 남아있는 만큼 실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나 TV시장에서 경쟁하는 LG전자 모두 경쟁사의 OLED 시장 진입이 생태계 확대 및 규모 성장에 긍정적이라며 경쟁자가 아닌 함께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동반자로 보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협력이 더욱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TV 협업의 상징과도 같은 패널 교차 구매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에서 현실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과거 모니터·TV용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일부 협력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향후 성장성이 큰 OLED에서의 상호 협력은 시너지 창출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그동안 삼성과 LG가 가장 치열하게 경쟁해 온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위성수신 TV와 와이드 TV, 평면 TV 등으로 이어진 경쟁의 역사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판매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는데 그만큼 논쟁도 뜨거웠다. 2010년대 한때 인기를 끌었던 3차원(3D) TV에서 서로의 기술 방식(삼성-셔터글래스(SG)·LG-편광필름패턴(FPR))을 놓고 경쟁 우위 주장을 펼친 것를 비롯해 양사간 기술적 논쟁은 TV의 고해상도화와 함께 더욱 심화됐다.


불과 3년 전인 지난 2019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도 8K(해상도 7680×4320) TV 품질 문제로 서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과거 삼성·LG디스플레이는 현재 협업의 대상이 된 OLED TV 기술 유출 문제로 소송전을 펼치기도 했다.


과거에 이랬던 TV 시장에서 양사간 협력 무드가 조성되고 있으니 기대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삼성과 LG의 협업이 양사의 사업 실적 향상뿐만 아니라 국내 TV·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서려있다.


그동안 후발주자인 중국의 거센 도전에도 국내 TV·디스플레이 시장을 굳건히 수성해 온 삼성과 LG가 손을 맞잡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퍼팩트(per-Fact)는 ‘사실에 대해’라는 의미로 만든 조어(造語)로 사실을 추구한다는 마음을 담겠다는 의미입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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