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본 쇄신 후 청년 활동 영역 넓혀
확연히 달라진 선거전략 관심 모아
"아이디어 즉시 제안 가능한 구조"
선대본 정례회의 배석도 이어갈 듯
진통을 겪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중앙선거대책본부(선대본)로 쇄신해 재출발한 이후, 각종 행보에서 청년 정치인들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되며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일정부터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던 독특한 공약·메시지 전달 방식에 이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선대본 소속 청년보좌역들을 통해 지난 8일부터 윤 후보의 일정 및 공약·메시지 등 선거 전략 전반을 기획하고 있다.
그간 윤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를 겪으며 하락세를 보였던 이유 중 하나로 2030세대와의 공감대 형성 실패가 꼽혔던 만큼, 윤 후보도 선대본 소속 청년들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파국 직전까지 치달았던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가 극적으로 봉합된 배경에도 '의원총회 화해' 직전 윤 후보가 참석했던 선대본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당시 당 의원총회 장에서 원내지도부가 이 대표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던 시각 청년보좌역들은 윤 후보를 향해 "이준석 대표 탄핵 결의안이 나왔다고 하는데 선거를 지려고 작정을 했구나라 생각한다", "이 대표는 이 당에서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유일한 분으로, 그 분을 내치고서는 절대 선거를 이길 수 없다" 등의 쓴소리를 전한 바 있다.
이후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선대본으로의 체제 개편을 통해 새출발에 나서게 된 윤 후보는 향후 자신의 선거 전략을 짜는 데 있어 청년보좌역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라는 뜻을 주변에 적극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30세대가 친숙한 '틱톡'과 같은 짧은 길이의 쇼트폼 플랫폼을 활용해 59초 공약을 발표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병사 월급 200만원' 등의 페이스북 한 줄 공약을 내거는 등 청년들이 전면에 나선 후 확연히 달라진 윤 후보의 선거운동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진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 청년보좌역은 통화에서 "실무를 보며 느끼고 있는 부분은 윤 후보가 정말 허례허식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윤 후보가 만약 청년들의 아이디어나 목소리가 자신에게 잘 전달이 안 되면 허심탄회하게 직접 얘기를 하라 전하기도 했다. 본부별로 나눠 정책·일정 업무를 보고 있는데, 자신의 본부 소관이 아니더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바로 제안할 수 있는 구조"라 언급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는 하지 못 하는 것을 우리는 하고 있다고 본다. 이 후보도 청년 관련 조직을 많이 꾸렸다고 하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잘 없지 않나"라 말했다.
'지나친 2030 편중' 문제는 해결 과제
타 세대 새로운 '갈라치기' 될 수 있어
尹 "같은 국민…시각 바람직하지 않아
청년들 경쾌하고 발 빠른 행보 있을 것"
국민의힘은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청년들의 활동 보폭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1차 회의가 열린 선대본회의에 청년보좌역 3인을 배석시켰고, 향후 정례회의에도 지속적으로 청년보좌역들이 참석할 전망이다.
박물관 큐레이터로 알려진 박수현 청년보좌역은 이날 선대본회의에서 "최근 윤 후보의 문화예술계 행보가 종사자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와 더욱 뜻깊다. 대학로에서의 만남을 비롯해 발달장애 전시회 작가님들과의 소통은 윤 후보의 뜻을 비추기에 좋은 기회"라며 "돌이켜보면 기존 정치권에서 문화예술은 정치적으로 사용되는 안타까운 모습이었지만, 윤 후보는 어떤 정권보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화예술계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다가갈 것"이라 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의힘이 지나치게 2030 공략에 편중한 전략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요소다. 2030에 집중하는 나머지 다른 세대를 소홀히 하는 새로운 '갈라치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선대본을 떠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선거를 그렇게 하는 것은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다"라 조언하기도 했다.
단, 윤석열 후보는 이날 인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최근 공약들이 2030, 특히 이대남(20대 남성) 위주로 편향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런 시각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지는않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병사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 대한 공약이기도 하다. 이게 꼭 20대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 것"이라 선을 그었다.
아울러 윤 후보는 청년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 데 대해 "청년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많이 관여를 하다 보니 경쾌하고 발 빠른 행보들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