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李, 문 정권서 탄압 당해" 발언
민주당 내 親文 "실언 사과하라" 압박
李는 '현 정권 부동산 정책 비판' 지속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균열음이 발생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 간 갈등을 기회 삼아 원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이 초격차를 벌릴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치된 의견이 민주당과 이 후보를 효율적으로 압박해 정권교체론을 띄울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송영길 더민주 대표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송 대표는 실언에 대해 사과하고 원팀을 만드는 데 진력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은 송 대표가 지난 11일 "이재명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았다"고 발언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송 대표는 이 후보가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사건을 설명하면서 "(이 후보가) 거의 기소돼서 죽을 뻔했지 않나"고 토로하며, 문 정권에 탄압을 받았다고 피력했다.
이 발언과 함께 당내 친문계는 송 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내부 분열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민주당은 모든 분야에서 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해야 한다"며 "적어도 민주당은 차별화 같은 선거전략 때문에 문 정부의 성취까지 다르게 평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가 다음날 바로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검찰의 수사권 남용 얘기를 하시다가 약간 지나치신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설훈 의원을 비롯한 친문계의 공세는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 후보가 문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 민주당 내 갈등을 격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예전부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이어왔던 이 후보는 이날 "역대 민주정부는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한 측면이 있다"며 "국민의 불편을 방치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며 문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일변도 정책 실패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尹, 선대위 쇄신이후 '원팀' 강화
'까칠' 洪까지 윤 후보 의견 두둔
"지지율 뒤집힐 가능성도 충분"
민주당 내 여진이 지속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윤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기존 선거대책위원회 해산하고 실무형 중심 선대본부를 출범했다. 당시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와의 깊은 갈등의 골에 선대위가 파행을 맞아서다. 같은 날 사퇴론까지 불거졌던 이 대표와 극적인 화해에 성공한 윤 후보는 국힘을 원팀 체제로 정비한 후 선거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윤 후보는 원팀으로 생활밀착형 공약을 발표하는 등 지지율 반등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가 촉발시킨 '북한 선제타격론'이 국민의힘을 하나로 뭉치는 효과를 나타냈다. 윤 후보는 전날 북핵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조짐이 보일 때 저희 3축 체제 제일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는 선제타격밖에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북한의 핵 탑재 미사일 도발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선제타격으로 돌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적어 윤 후보를 두둔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도 이날 선제타격론을 비판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국방백서부터 읽어보라"며 윤 후보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정치권에선 양당간의 엇갈린 행보가 지지율 차이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윤 후보는 40%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선대위 파행을 겪으면서 이 후보에게 역전당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더민주의 파행과 함께 윤 후보의 원팀 행보가 지속된다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도 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주 말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20대, 30대 지지율은 많이 올라왔다"며 "설이 되기 전에 원래 윤 후보가 가졌던 한 7~8%포인트 정도 되는 우위를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지만, 동시에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빠졌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재명 후보와 비교해 윤 후보는 지지율 하락 요인이 적은 만큼 다음 주 여론조사까지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