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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통령’ 허재 아들, 허웅 vs 허훈 [김평호의 맞수다!]


입력 2022.01.14 14:11 수정 2022.01.14 14:12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올스타 팬 투표 1위 허웅, 올 시즌 인기와 실력서 동생에 우세

정규리그 MVP 출신 허훈, 2번이나 정규시즌 BEST5 영예

허웅과 허훈. ⓒ 데일리안

형만한 아우는 과연 있을까? 없을까?


허웅(29·원주DB)과 허훈(27·수원 kt)은 현재 한국 프로농구서 가장 뜨거운 형제들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들로 잘 알려진 두 선수는 가장 우애 깊은 형제이면서 소속팀 우승을 위해 겨루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아 농구 선수의 꿈을 키운 둘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모두 같은 곳에서 농구를 배웠다.


프로에서는 각자 다른 팀의 지명을 받으며 마침내 형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게 된 둘은 현재 리그 흥행을 이끌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허웅. ⓒ KBL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행 허웅, 리그 최고 슈팅가드로 우뚝


연세대 시절 슈팅가드로 두각을 드러낸 허웅은 3학년 때 일찌감치 얼리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며 눈길을 끌었다.


당시 신인 드래프트서 상위 순번 지명이 유력했던 허웅은 4번 지명권을 얻은 허재 KCC 감독이 다른 선수를 지명하면서 5순위로 원주DB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 식스맨으로 출전하며 4.8득점 1.6어시스트를 기록해 가능성을 남기더니 2년차 들어서면서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5-16 시즌에는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12.1점, 2.8 어시스트, 3점슛 39%로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결국 기량발전상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상무에 입대하며 군 복무를 해결한 허웅은 군대에 다녀온 뒤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2019-20시즌 12월에 SK를 상대로 35득점(3점 슛 6개)를 넣어 커리어 하이 득점을 갱신했다. 특히 최근 15년간 30분 미만으로 뛰고 35득점을 올린 국내 선수는 허웅이 유일했다. 해당 시즌 맹활약을 펼친 그는 소속팀 원주DB를 정규리그 공동 1위로 올려놓으며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전반기 31경기에 나와 평균 15.97점을 올리며 리그 전체 득점 7위에 올라있다. 발목 부상 여파로 평균 14.21점으로 16위에 그치고 있는 동생 허훈을 앞선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득세하는 프로농구서 '토종 스코어러' 허웅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인다.


허훈. ⓒ KBL

형만한 아우 허훈, 화려한 프로 커리어


대학을 졸업하고 허웅보다 3년 늦게 프로에 데뷔했지만 허훈의 등장은 형보다 강렬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진출한 그는 2017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부산 kt(현 수원 kt)에 지명됐다.


2017년 11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를 상대로 공식 프로데뷔전을 치른 허훈은 당시 23분 21초를 뛰면서 15득점 7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 3년 차인 2019-2020시즌부터 좀 더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아버지 허재와 형 허웅도 이뤄내지 못했던 쾌거다.


또한 3년 먼저 데뷔한 허웅이 ‘리그 베스트5’에 한 번도 들지 못한 반면 허훈은 두 번이나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올스타 팬 투표 1·2위에 오른 허웅과 허훈의 매치업. ⓒ KBL

아버지 뛰어 넘는 인기, 리그 흥행 주도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아버지 허재의 기량을 능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농구계의 평가다.


다만 인기라면 다르다. 두 선수 모두 이미 아버지의 인기를 뛰어 넘은지 오래다. 둘은 2년 연속 남자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 1·2위를 차지했다.


KBL이 지난 17일 발표한 올스타 팬 투표 최종 결과에 따르면 허웅이 16만3850표로 1위, 허훈이 13만2표로 2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허훈이 1위, 허웅이 2위를 차지하며 ‘장군멍군’을 불렀다.


형제는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최다 득표 기록(12만354표·2002-03시즌)을 나란히 경신했다. 프로농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속에서 ‘영원한 오빠’ 이상민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팬 투표 1·2위에 오른 형제는 팬 투표 3위부터 24위까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시행해 팀을 구성, 오는 16일 오후 3시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프로농구 최고 인기스타이자 형제 맞대결에서 과연 누가 웃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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