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 해소됐다는 반응 속
공개활동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는 당초 우려와 달리 큰 파장은 없었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미투’(Me too) 등 문제 발언이 여럿 있기는 했지만, 더 치명적인 ‘줄리’설 등 김건희 리스크가 오히려 해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김씨의 꾸밈없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베일에 쌓인 이미지’가 사라지고 대중 호감도를 높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씨 공개활동 발판이 마련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 속에서 국민의힘은 안도하는 한편, ‘등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영세 “김건희 공개활동...시간 더 필요”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7일 ‘김씨 선거운동 시점이 당겨진 것으로 봐도 되냐’는 취재진 질문에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지난번 공개사과 때 조금 더 반성과 성찰의 시간 갖겠다고 했으니,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한 게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에서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7시간 통화’라는 최악의 대선 악재를 피해간 만큼 김씨 등판 시점을 앞당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이번 방송에서 김씨의 솔직한 모습이 대중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이 50여일 남은 시점에서 자꾸 숨는 것보다는 나오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치 평론가들도 김씨 등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방송을 통해 베일에 쌓여있던 김건희라는 인물이 드러나면서,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해소되는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선대본부에서는 김씨 등판을 여러 번 계획했지만, 그때마다 허위이력·주가조작 의혹 등 논란이 터지면서 모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과 선대본부에서는 김씨 공개활동에 대해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더 지배적인 상황이다.
또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배우자의 미투 등 송구한 발언도 있었고, 그동안의 비도덕적인 이미지가 모두 해소된 것도 아니다”라며 “어쨌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당장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 당직자 역시 “7시간 녹취 보도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앞으로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며”며 “아직 2차 보도도 남았는데 지금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고, 곧바로 공개석상에 나오는 모습도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MBC는 오는 23일 김씨 7시간 통화와 관련한 2차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전날 공개된 방송에서 김씨의 ‘치명적 발언’ 등이 없었고 대선판에 미치는 파급력이 생각보다 낮았다는 점에서 2차 보도에 대한 정치권 관심도는 낮아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격하고 있다. 권 선대본부장은 서울의 소리 영상 기사의 불법 녹취에 대해 “상대 호의를 이용하여 저열한 목적 이루려 한 행위는 도덕적 차원에서도 매우 사악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공보단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MBC를 겨냥해 “사적 통화내용을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무차별 공개하는 건 보도가 아니라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석 상임공보특보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어서 방송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걸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도 같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사담이었고 크게 정치적으로 문제 될 일이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