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양일간 충청 4개 시도 순회
대전중앙시장 인파·열기에 '깜짝'
정진석 "대전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정용기 "어떤 대선후보보다 뜨거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1박 2일' 대전·세종·충남북 방문 일정이 21~22일 양일간으로 마무리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방문이 충청대망론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지역맞춤형으로 제시된 공약들이 지역민들 사이로 깊숙이 스며들면, 충청권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이 움직이는 '윤며들다' 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윤석열 후보는 21일 오전 충남선대위 필승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오후에 대전선대위 필승결의대회를 가졌으며, 이후 대전중앙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이튿날인 22일 오전에는 세종선대위 필승결의대회, 오후에는 충북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며 이틀 동안 충청권 4개 시·도당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충청권 방문의 성과는 작지 않다는 관측이다. 충북도지사를 지낸 전직 4선 중진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은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나 "이번 1박 2일 충청도에 다녀간 것은 충청이 다시 열기를 품는 도화선이 됐다"며 "충청 민심에 불이 붙었고 충청에서의 지지율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충청의 수부(首府) 도시인 대전에서의 세(勢)몰이는 지역민들 사이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21일 대전중앙시장에서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까지 대전 구도심을 횡단했다. 이 과정에서 '인산인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대전시민들이 몰려 인파 통제가 불가피한 상황까지 갔다.
재선 대덕구청장·재선 국회의원 출신 정용기 전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중앙시장과 으능정이라는 대전의 제일 큰 번화가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걸어서 횡단했는데, 거기에서 보여진 반응들은 역대 어떤 대선후보가 왔을 때보다도 뜨거웠다"며 "충청도라는 곳이 사실 뜨거운 것이 없는 지역인데, 전혀 조직 동원이 없었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인파와 열기가 몰렸다"고 평가했다.
정용기 전 의원은 "대전은 충청의 수부이기도 하지만 전국 8도 출신들이 다 모여살고, 특히 호남 분들이 많으신 곳인데 전례 없는 뜨거운 반응"이라며 "후보자가 현장에서 바닥에 도도히 흐르는 정권교체라는 민심을 접하면서 스파크가 튀고 열기가 분출되는 과정이 됐다"고 바라봤다.
이번 윤 후보의 충청권 '1박 2일' 일정에 시종 동행한 충청 최다선 5선 중진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정진석 부의장은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나 "대전에서 바람이 불어줘야 하는데 후보가 중앙시장을 도는 것을 보며 '느낌표'가 확 왔다"며 "선거를 많이 치러봐서 아는데 '대전이 달아오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몰린 인파의 규모도 그렇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남달랐다"며 "선거에서의 열기가 이미 발화점을 지나 한창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장담했다.
충남서 댄스·대전에선 야구 퍼포먼스
충북선 첫 투표자들과 격의없이 소통
정우택 "충청이 열기 품는 도화선 돼
특히 2030세대 표심 움직이게 될 것"
이번 충청권 방문 과정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젊은층, 청년 세대와의 소통에 기울인 노력이 돋보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윤석열 후보는 21일 오전 충남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당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 춤을 춘데 이어, 오후 대전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는 '청년들의 구원투수 2번 윤석열'이라는 야구 유니폼을 입고나와 시구 퍼포먼스를 펼쳤다.
22일 오전 세종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는 개정 정당법에 따라 새로 입당한 '청소년 당원'의 연설을 듣고 격려했으며, 오후 충북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는 오는 3·9 대선이 생애 첫 투표인 청년들과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었다.
정우택 위원장은 "이번 충청 방문이 청년들이 주역이 되는 형태로 이뤄졌다"며 "충청권 전체의 민심을 얻는 것이지만 특히 2030 청년 세대의 표심을 많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청년들과 같이 어울려 야구의 제스처도 하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댄스도 같이 추지 않았느냐"며 "우리 충북에서도 이번에 생애 첫 투표를 하는 10대들이 연단에 올라가 윤 후보와 아무 스스럼 없이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니, 이들에게 윤 후보는 굉장히 먼 존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존재로 느껴졌을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
충청권 방문 과정에서 제시한 지역 공약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민의힘 후보 선출 직후였던 지난해 11월말, 대선 D-100을 맞이해 야심차게 계획했던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은 때마침 이준석 대표의 잠행이 겹치면서 뉴스에서 묻혀버렸던 적이 있다. 당시 윤 후보도 이를 통한으로 여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리 '신스틸러'가 될만한 사건이 없이 여론의 시선이 충청권 방문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제시한 지역맞춤형 공약들도 지역민들에게 오롯이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공약이 지역민들 속으로 스며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것이 '윤며들듯' 윤 후보의 충청권 지지율을 추동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정용기 "文정권서 충청인 우롱당했단
상실감 일거에 해소할 획기적인 공약"
정진석 "靑 2집무실·세종의사당 주도"
정우택 "尹 당선, 충북 발전 계기 확신"
윤 후보는 첫날 오전 충남 일정에서 △충남 삽교역과 대전역을 연결하는 충청내륙철도 건설 △천안 성환종축장 이전 부지에 첨단국가산단 조성 △서산공항 건설 △아산 국립경찰병원 설립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 △내포신도시를 탄소중립시범도시로 지정 △수도권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 추진 등을 약속했다.
오후 대전 일정에서는 △제2대덕연구단지 조성 △대전에 본사를 둔 충청권 은행 창설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중원 신산업벨트 구축 △대전을 축으로 하는 충청광역순환도로 건설 △호남고속도로 대전 구간 확장 △대전·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 △대전산단 청년창업기지화 △호국보훈 메모리얼파크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튿날 오전 세종에서는 △청와대 제2집무실 마련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세종경제자유구역 지정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 설치 △방사성의과학 융합산업클러스터 구축 △디지털미디어센터 조성 △서울대 등 7개 대학 세종 공동캠퍼스 조기 개원 △세종·대전·충북 연결 충청권광역철도 조속 건설 △서울~세종 직결 철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오후의 충북 일정에서는 △충청권광역철도 청주 도심 통과 △청주국제공항 중부권 거점 공항 육성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오송 글로벌바이오벨트에 외국인 투자 유치 △오창 방사광가속기사업 클러스터 조성 △충북의 2차전지·시스템반도체·K뉴딜 사업 전폭 지원 등을 확약했다.
이와 관련, 정용기 전 의원은 "대전에 제2의 대덕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부터 방위사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가 위치한 청사에 입주하도록 이전하겠다, 혁신도시도 실질적으로 하겠다, 대전에 본사를 둔 충청권 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공약들은 그동안 각 정당의 경선 과정에서 찔끔찔끔 나왔던 공약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큰 공약들이라 지역 민심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며 "공약면에서 윤 후보가 우리 충청인들에게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정용기 전 의원은 "문재인정권 하에서 신도시만 지정하고 알맹이라는 공공기관 이전 대상을 선정하지 않겠다고 해서 충청인들은 우롱당했다는 상실감과 소외감이 있었다"며 "그러한 감정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공약을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진석 부의장은 윤석열 후보가 자신이 대표발의해 입법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을 이번 충청권 방문 과정에서 차질없이 추진하고 뒷받침하겠다고 거듭 확약한 것을 가리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을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것으로 됐다"며 "그것은 대표발의를 한 나 혼자 한 게 아니라 윤 후보와 계속해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위원장도 "충북의 공약이라고 하면 주로 청주에 대한 공약들만 많이 나오는데 이번에 나온 윤석열 후보의 충북 7대 공약을 보면 북부권과 남부권에 대한 공약이 다 들어가 있다"며 "윤석열 후보의 당선은 충북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라는 믿음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