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1월 전기로 조강 생산량, 전년비 8.6% 증가
철스크랩 사용량 늘며 지난해부터 가격 지속 강세
철스크랩(고철)이 가격이 급등하며 이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업체인 동국제강의 수익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값 부담이 가중되면서 마진(제품-원재료 가격차이) 축소가 우려되는 모습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스크랩 가격(서울 도매가)은 지난 21일 기준 t당 65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55.95% 상승했다. 철스크랩 가격은 지난해 8월 t당 60만원을 넘어선 후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예년 t당 20~30만원 수준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철스크랩 가격이 뛰는 것은 수요 증가와 철광석 가격 급등, 탄소중립 정책 강화 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철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전기로 조강생산량은 2067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건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며 철근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철스크랩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철광석을 주로 사용하는 고로사들의 수요도 늘었다. 통상 철스크랩은 전기로를 보유한 제강사들이 원료로 많이 사용하는데,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고로를 보유한 철강사들이 스크랩을 찾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부터 용선(쇳물)에 철스크랩 장입 비율을 15%에서 20%로 올렸고, 중장기적으로 이를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도 영향을 미쳤다. 철스크랩은 쇳물 생산 과정에서 철광석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전기로에서 철스크랩을 녹일 때 탄소배출량은 기존 고로 대비 25% 수준에 그쳐 고로 내 철스크랩 비율을 높이는 시도가 지속되는 것이다.
철스크랩 가격은 지속 강세를 보이지만 철근 가격은 정점을 찍고 하락 기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며 철근 가격은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2월은 건설자재 시장 최대 비수기로 꼽힌다.
이에 철스크랩을 주로 사용하는 동국제강의 수익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1251억원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한 176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 진입 및 가격 하락기 수요 둔화에 따른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 하락·판매량 감소 등으로 1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국제강은 철스크랩 가격 급등세로 인한 원료 수급난 등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국내 철스크랩 자급율은 80% 수준이고, 나머지는 일본·러시아 등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 철스크랩업체와 전략적 관계를 맺고 고철을 들여오거나 일본 고철 야드 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