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수원지검장에 경위 파악 지시
“사표를 냈다고 하는 차장검사와 지청장 간 보완수사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성남FC 사건 수사팀 내 갈등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무혐의가 두 번 난 것을 포함해 법과 절차에 따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박 지청장이 수사를 막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검찰이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박 차장검사는 지난 2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고 노력해 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사의를 밝혔다.
또한 “함께 근무했던 동료 및 후배 검사님들,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과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희노애락을 공유하고 자그만한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채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박 차장검사는 민중가요로 알려진 '사노라면'을 직접 불러 녹음한 파일을 첨부하기도 했다. 해당 노래는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다만, 박 지청장의 수사 무마 관련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박 차장검사가 사의 표명과 관련해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사실 여부에 따라 정식 감찰이나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친정권 성향의 신 지검장이 조사를 맡게 되면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남지청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수사 종결을 지시했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 차장검사와 박 지청장이 이견을 보인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뇌물 의혹' 사건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기업들에게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약 160억 원을 지급하게 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의 고발로 불거졌다.
지난해 9월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이 후보가 2015년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로 있을 때 관련 혐의를 조사했고, 이 후보가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불송치 결정을 했지만 이후 고발인 측에서 이의제기를 해 성남지청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