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방역과 민생'을 키워드로 설 민심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지지율 답보에 '거대 담론'이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선거 기조에 큰 변화는 주지 않는 모양새다.
2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강훈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결과적으로 누가 방역을 더 잘해서 코로나를 종식할 수 있느냐, 그리고 누가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대해 실력이 있느냐, 이 문제로 이번 선거는 귀결될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 방역 문제를 잘 할 수 있는 후보임을 알리면 지지율 변화는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에 취임한 우상호 의원도 "후보에 대한 국민 여론은 경제와 민생을 가장 잘 이끌어갈 사람, 위기에 강한 사람, 추진력이 있게 일할 사람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대됐다"며 "이 후보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선거 운동 기조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판세를 '백중세'로 판단하고 있다. 1월 초 이른바 '데드크로스'로 이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탔으나 현재는 윤 후보의 추격으로 "1% 내 초박빙"이라는 게 당 전략통들의 진단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25~2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다자대결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은 35%로 동률이었다. 반면 ARS 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4~25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 44.7%, 이 후보 35.6%로 격차가 꽤 벌어지는 결과도 있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에 일각에서는 선거판을 주도할 만한 '거대 담론'이나 새로운 어젠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후보도 "국면을 뒤집을 큰 화두나 전략 정책이 안 보인다"는 홍의락 전 의원의 메시지를 당 정책본부에 그대로 전달한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나 586 용퇴론, 정치교체론을 띄우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
최근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인간적으로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며 "본인이 만나보겠다고 하면 만날 수 있다. 자연인 입장에서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었다.
김 전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 험한 꼴 당하고 나왔을 때 '국운이 다 했다'는 얘기를 한 건 본인이 생각하는 정권교체는 어렵겠다는 이야기"라며 "이 후보가 될 것이라면 어떤 준비와 기초 체력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은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강훈식 의원도 "실제로 관계가 나쁜 분들이 아니다. 지혜를 준다면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사회 원로이자 어른으로 존중하는 마음이고, 또 후보와 연락을 주고받던 관계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가 맞으면 만날 수 있다"고 운을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