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스타 하뉴, 94년 만에 올림픽 3연패 달성 여부 관심
‘세계선수권 3연패’ 첸, 평창 아쉬움 딛고 올림픽 첫 금메달 도전
4일 개막하는 제24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종목의 ‘얼음왕자’ 하뉴 유즈루(28·일본)와 ‘점프머신’ 네이선 첸(23·미국) 간 세기의 맞대결이 큰 관심을 불러 모을 전망이다.
두 선수는 현재 남자 싱글 기록을 양분하고 있다. 하뉴가 쇼트프로그램 세계기록(111.82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프리스케이팅(224.92점)과 총점(335.30점) 세계 기록은 첸이 갖고 있다.
고난도 4회전(쿼드러플) 점프를 가볍게 구사하는 하뉴와 첸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 선수로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의 ‘슈퍼스타’ 하뉴, 올림픽 3연패 도전
하뉴는 이번 대회 일본이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금메달 후보다. 그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남자싱글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한국으로 치면 김연아 급으로 보면 된다.
평창대회에서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실제 많은 일본인들이 하뉴의 연기를 치켜보기 위해 대거 방한에 나서기도 했다.
이미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하뉴는 베이징대회를 통해 3연패에 도전한다. 만약 이번에도 금메달을 차지하면 1928년 장크트모리츠 대회에서 3연패를 차지한 스웨덴의 일리스 그라프스트룀에 이어 94년 만에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2번이나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것 외에도 하뉴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2번의 세계선수권 우승과 4번의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1번의 4대륙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하뉴의 강점은 기복이 없는 안정적인 기량과 독보적인 연기력이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비장의 필살기인 ‘쿼드러플 악셀’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중에서 4바퀴 반을 도는 ‘쿼드러플 악셀’은 아직 어느 누구도 실전에서 성공하지 못한 기술이다.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불가능의 경지’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하뉴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
변수는 몸 상태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있는 그는 2021-22시즌에 출전 예정이었던 두 차례 ISU 그랑프리 대회를 모두 기권했다. 8개월 동안 베이징만을 바라본 그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한 복귀전을 치렀다. 올림픽 3연패는 당일 몸 상태에 따라 결정 날 전망이다.
‘점프머신’ 첸, 평창 아쉬움 딛고 올림픽 첫 금메달 도전
이력만 놓고 본다면 첸이 하뉴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그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서 3연패를 달성했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3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서도 1차례 정상에 올랐다.
최근 기세도 첸이 더 좋다. 하뉴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우승이 없는 반면 첸은 최근 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첸은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섰지만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첫 올림픽에 대한 부담과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쇼트프로그램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며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첸은 평창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잇따라 차지하며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하뉴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점프머신’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그는 4회전 5종 점프(러츠, 플립, 살코, 루프, 토루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기술과 체력에서는 오히려 하뉴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연기력에 다소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두 번째 올림픽에서는 얼마나 긴장감을 털어내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하뉴와 첸 간에 세기의 대결을 볼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은 2월 8일(쇼트프로그램)과 10일(프리스케이팅)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