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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승리해야지, 지발 좀"…충남 홍성시장 '국밥 민심'


입력 2022.02.12 01:00 수정 2022.02.11 23:58        데일리안 홍성(충남)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홍성역 정차 뒤 들른 장날 시장선…

시민이 먼저 "국민의힘 힘내라" 외쳐

교체 열망, 지표 아닌 바닥에서 읽혀

국밥 먹고 시간 아껴 민심 청취 계속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11일 오후 홍성시장에서 국밥으로 점심을 먹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윤석열차'로 충남을 순회한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홍성시장에서 국밥을 먹으며 민심을 청취했다. 첫 정차역인 홍성역 인근 전통시장을 들른 이 대표 일행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가운데, 일각에서는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읽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역발전·정책공약 홍보를 위한 4량짜리 전세 무궁화호 '윤석열차'는 11일 천안역을 떠나 첫 정차역인 홍성역에 도착했다. 홍성역에서 하차한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명수·홍문표 의원 등은 홍성시장으로 이동해 민심을 들었다. 1·6일장인 홍성시장은 마침 장날이라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많이 파십시요"라는 인사를 건네며 시장통에 들어선 이준석 대표와 홍문표 의원 등을 본 시민들은 "우리 당대표 오셨네"라며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나물 좌판을 펼쳐놓고 있던 할머니는 홍 의원이 "이준석 대표"라고 소개하자 대뜸 "똑띠 테레비에서 보니까 잘 알쥬"라고 웃었다.


여론조사 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정권교체 열망은 바닥 민심에서도 감지됐다. 한 시민은 이준석 대표에게 먼저 "승리하십쇼. 승리해야지, 지발 좀"이라며 "국민의힘 힘내라,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전세열차인 '윤석열차'의 제한적인 정차 시간 관계로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부의장, 홍문표 의원 셋은 국밥으로 점심을 후딱 한 그릇 해치우기로 하고 홍성시장의 한 국밥집으로 들어섰다.


세 명이 자리잡고 앉자마자 김이 무럭무럭 나는 국밥 세 그릇이 후다닥 나왔다. 홍 의원은 이 대표를 바라보며 "대선을 앞둔 당대표가 이렇게 부실하게 먹어서 괜찮겠느냐. 다음에 와서 든든하게 먹고 오늘은 국밥으로…"라고 권했다.


'국밥 먹방'은 선거 승리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 정권이 교체됐던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은 배고픕니다. 국민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이명박은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는 대선 CF의 성공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건물 2층서도 이준석에 환호 보내자
홍문표 "인기 李에 다 뺏겼다" 농담
상인 "수십 조 풀었다는데 1원도…
이준석 왔다갔다 했으니 잘됐으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충남 홍성·예산이 지역구인 4선 중진 홍문표 의원이 11일 오후 홍성시장을 돌며 장날을 맞이해 시장에 나온 시민 및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문표 의원실

국밥을 먹고 다시 시장통으로 나선 이준석 대표는 뜻하지 않게 '후식'까지 제공받았다. 과일 노점을 들여다보며 "많이 파시라"고 인사를 건네자, 노점상은 반색을 하더니 알 굵은 딸기를 한 움큼 집어 이 대표에게 건넸다. 이 대표는 곁에 있는 홍 의원에게 딸기를 건네 한 알씩 맛을 봤다.


시장통을 빠져나가는 이 대표에게 시민들은 "열심히 하시라" "고맙다" "홍성 꼭 발전시켜달라" 등의 당부를 건넸다. 먼저 "정권교체"를 외치는 시민도 있어 홍문표 의원은 "그래, 바뀌어야 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다.


KB국민은행 홍성 지점 앞에서 홍성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오르려는 이 대표를 향해 은행 건물 2층에서 누군가 창문을 반쯤 다급히 밀어올리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홍 의원은 "내가 지역구에서 인기 관리를 잘해왔는데 오늘 이준석 대표에게 몽땅 빼앗겼다"고 농을 건넸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국밥 CF'의 성공 요인은 이 전 대통령의 '먹방'에도 있지만, 국밥집 할머니의 멘트가 민심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국밥집 할머니는 "우린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겠다"며 "밥 처먹었으니까 경제는 꼭 살려라"고 주문했다.


장날을 맞이한 홍성시장의 민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됐다. 이날 홍성시장에서 만난 호떡집 사장은 "나는 정치는 모르겠고, 먹고살 수는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나라에서 수십 조씩 돈을 풀었다고 하는데 나는 1원 한 장 받은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 사장은 "모든 물가가 2배가 됐다. 식용유 한 통만 해도 3만 원 하던 게 5만 원, 6만 원이 됐고 가스비도 다 올랐다"며 "너무 먹고살기가 힘들다. 우리도 (1개 1000원인 호떡 값을) 올려야 하는데 못 올리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러면서 "먹고사는 게 잘됐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이준석 대표 일행이) 왔다갔다 했으니까 잘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윤석열차' 홍성역 방문 환영 행사에 함께 한 뒤, 시장 안쪽에서 호떡을 먹고 있던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3·9 대선을 앞두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재석 홍성군의회 부의장과 김은미 군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앞에서 사장님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인사 드리러 나서지를 못하겠더라"며 "우리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해야 하는데…잘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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