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적용 저신용자 5개월 2배
기준금리 상승·대출규제 영향
저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카드론 평균 금리가 15%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카드론 이용자 중 연 18~20%의 고금리를 적용받은 카드론 대출자 비중이 4개 카드사에서 전체 25%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 25%를 넘는 카드사는 롯데카드와 삼성카드 2곳 뿐이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2배나 증가한 것이다.
카드사별 18~20%의 금리를 적용 받는 차주 비중을 살펴보면 삼성카드가 38.43%로 가장 많았고 ▲현대카드 28.15% ▲우리카드 26.81% ▲롯데카드 25.05% 순이었다.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가까운 금리를 내는 대출자는 대부분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저신용자로, 이들은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하고 연 18.15~19.34%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게다가 7개 카드사와 NH농협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평균 금리는 우리카드가 14.94%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카드 14.59% ▲현대카드 14.21% ▲롯데카드 13.83% ▲신한카드 13.74% ▲KB국민카드 13.65% ▲농협카드 13.26% ▲하나카드 12.10%가 뒤를 이었다. 이는 전월 평균 금리인 12.13~14.86%와 비교해 0.08%p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금리상승 배경엔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카드채 등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카드사들의 조달 원가도 늘기 때문에 카드채 금리도 오르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카드론 평균금리가 15%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론 평균금리가 15%를 넘는 건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문제는 카드론은 은행권 신용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의 이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카드론 금리가 오를수록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일환으로 올해부터 2금융권의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카드론을 포함했기 때문에 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의 비율로, 이 비율이 낮아질수록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액도 줄어들게 된다. 카드사들은 카드론 취급액이 20~30% 감소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리를 높이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 DSR 적용 영향 등으로 카드론 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금융 취약 계층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카드론 이용자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금리 조정과 같은 조치를 선행해 이용자 부담을 경감하고, 더 나아가 저신용자들이 사채에 내몰리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