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지위고하 막론 공정 집행돼야
편의대로 해석해…급하긴 급한 모양
180석 상대로 정치보복할 수 있겠냐
나도 당선되더라도 눈치 봐야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윤석열차' 차내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적폐수사' 발언을 놓고 '정치보복'으로 몰아 공격해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뭐가 많이 급한 모양"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윤석열 후보는 12일 오후 전라선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으로 이동하는 '윤석열차' 차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사 절차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집행돼야 하고, 정치권에서 압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똑같다"며 "이것을 편의대로 해석해서 이슈화하는 것을 보니 뭐가 많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맞받았다.
아울러 "나는 정치보복을 할 생각이 없고, 정치보복을 하면 나도 못 산다"며 "180석을 갖고 있는 거대 정당을 상대로 보복을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나도 눈치를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윤 후보의 기자간담회는 자신의 지역발전·정책공약 홍보를 위한 '윤석열차' 안에서 이뤄졌다.
현직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돌아오면서 전용기 안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여는 경우는 있으나, 대선후보가 자신의 유세 열차 안에서 차내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윤석열차'가 순천역을 출발해 덕양역을 거쳐 여천선 분기점을 지날 때까지 주제에 관계없이 기자들과 계속해서 질의응답을 가졌다.
순천~여수 이동 중인 열차내 간담회
대선후보 열차내 기자간담회는 최초
언론 관련 문답 과정에서 다소 논란
이준석·전주혜 해명·수습 나서기도
이날 '윤석열차'를 타고 전주~남원~순천을 돌면서 민주당의 정치 독과점으로 인해 호남의 산업 고도화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내 주장이 아니라 많은 호남인들이 하는 말씀"이라며 "공부 마친 학생들이 이 지역에서 직장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수십 년 밀어줘봐야 그런 게 전혀 안돼 있다고 지역 분들이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전날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주제가 됐던 언론 문제에 관해서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중요하긴 하지만 공정성 문제는 진실을 보도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라며 "착오에 의해 잘못 보도했다면 즉각 사과하면 되지만, 끝까지 진실을 왜곡하면 언론사가 심각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사법절차를 통해 허위보도에 확실하게 책임지우는 일을 한 번도 해온 적이 없다. 우리나라 언론의 근본 문제"라며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를 파산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잡았다면 공정성 문제는 자유롭게 풀어놔도 전혀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차에 동승한 이준석 대표는 "징벌적 배상, 입증 책임의 추정 원칙에 대해 우리 당은 강력한 반대 입장으로 투쟁해왔다"며 "후보의 취지는 어떤 끝까지 법적 절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원칙론"이라고 설명했다.
전주혜 중앙선대본 대변인도 "징벌적 손해배상,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에 후보는 반대"라며 "허위보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사법시스템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3일부터 공식 후보 등록 기간이 시작되는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단일화 문제는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며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