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바이든 방문 요청…가능성 '희박'
미국이 연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 간 공식적 통화는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이날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종료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미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더 많은 군사적·재정적 지원과 함께 우크라이나 공식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측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지속 제기하며, 러시아의 실제 행동을 억지하는 모양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대규모 군사 행동이 있을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의 침공 날짜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그간 침공이 임박했다고 얘기를 거듭해왔다. (침공은)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도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이 제기한 16일 침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영국 당국자는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미국 측 메시지와 관련해 "우린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관계자 역시 "전쟁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러시아의 침공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이 침공 시점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전날 미러 정상 간 통화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양국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논의한 모든 사안에 대해 접촉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이 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언론에 제공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대화는 애초 월요일(14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미국의 히스테리 때문에 앞당겨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