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재개 첫 경기서 KGC인삼공사에 3-1 승
선수 전원 마스크 쓰고 뛰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집중
베테랑들 헌신적 플레이로 흐름 빼앗기지 않고 승리
마스크를 쓴 한국도로공사가 리그 재개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무려 13명이 나왔던 도로공사는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전에서 3-1(25-22, 26-24, 23-25, 25-23) 승리를 따냈다.
16일 만에 다시 코트에 나선 2위 도로공사는 승점3을 더해 승점60 고지를 밟으며 3위 GS칼텍스(승점53)의 승점차를 7로 벌렸다. 일부 선수만 마스크를 쓴 KGC인삼공사에서는 외국인선수 옐레나가 27점을 올렸지만 몸을 던진 도로공사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그야말로 정신력으로 가져온 승리다. 도로공사 선수들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코트에서 뛴 가운데 외국인 선수 켈시가 양 팀 최다인 32점을 찍었다. 박정아-배유나도 각각 14점을 올리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경험이 풍부한 40대 센터 정대영은 마스크를 쓰고 디그에 성공하며 큰 기록을 남겼다.
2주가 넘는 리그 중단 기간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고 나온 만큼 체력이나 실전감각 면에서 좋지 않았다. 지난 5일 흥국생명전 이후 16일 만에 경기를 치르는 도로공사 선수들의 몸은 더 무거웠고 날카로운 공격도 보기 어려웠다.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뛰다 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긴 랠리 뒤에는 호흡에 문제가 생겨 고개를 숙인 채 호흡을 고를 정도였다.
위기에 몰릴 때마다 몸을 던지는 베테랑들의 투지가 빛났다. ‘리베로’ 임명옥이 마스크를 쓰고 몸을 날려 옐레나의 공격을 거푸 막아냈고, 배유나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14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베테랑 센터 정대영은 개인 통산 5000수비 기록을 세우며 도로공사를 지탱했다.
팀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준 베테랑들의 헌신이 도로공사 선수들을 깨웠다. 고비마다 결정적 수비가 나오면서 흐름을 빼앗기지 않은 도로공사는 켈시-박정아 쌍포가 살아나면서 KGC인삼공사를 잡았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도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정말 컸다. 우리 팀은 이래서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경기를 지켜본 배구 관계자는 “어려운 코트에서 도로공사가 승리를 파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며 호흡 곤란 속에도 몸을 던지며 뛴 선수들에게 감탄했다.
이제 한 고비 넘었다. 도로공사는 하루 휴식 뒤 홈에서 ‘1강’ 현대건설과 격돌한다. 27일에는 페퍼저축은행과 홈에서 1경기 더 치른 뒤 3월1일 수원으로 이동해 현대건설과 다시 붙는다. 혹독한 일정 속에도 헌신이 있기에 도로공사는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