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뉴캐슬과의 홈경기 통해 8개월 만에 복귀전
소식 전해 들은 옛 동료 손흥민·케인 "너무 기쁜 소식"
쓰러졌던 크리스티안 에릭센(30·브렌트포드)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에릭센은 26일(한국시각) 영국 브렌트포드의 커뮤니티 스타디움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뉴캐슬전에 후반 7분 교체 투입돼 심장 제세동기(ICD)를 달고 약 38분 뛰었다.
에릭센이 그라운드에 나서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현지 중계진 표현대로 ‘기적 같은 복귀’다.
덴마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에릭센은 지난해 6월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쓰러져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의료진이 긴급 투입돼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에릭센의 의식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병원으로 후송된 이후 심장 제세동기의 도움을 받고서야 회복했다. 퇴원한 에릭센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세리에A 규정상 ICD를 달고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인터밀란과의 계약은 해지됐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에릭센은 개인 훈련을 통해 감각을 유지했고, 지난 1월에 브렌트포드와 계약해 복귀 훈련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레인저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80분 뛰며 2도움을 올렸다.
이날 EPL 복귀전에서 비록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알린 에릭센은 “팀이 패한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좋았다”며 만족했다.
에릭센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매우 낯익은 선수다. 손흥민과 함께 3시즌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질 높은 패스와 넓은 시야를 뽐냈던 정상급 미드필더다.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도 함께 일궜다.
에릭센의 복귀 소식을 전해들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도 기뻐했다.
동료 중 누구보다 에릭센의 복귀를 간절히 바랐던 손흥민이다. 지난해 에릭센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손가락으로 에릭센의 등번호를 표시하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이날 케인은 “그가 빨리 돌아와 정말 기쁘다. 계속해서 그의 활약을 보고 싶다”고 말했고, 함께 인터뷰에 나섰던 손흥민도 같은 뜻을 내비쳤다. 손흥민과 케인은 이날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의 EPL 합작골 최다 기록(36골)을 뛰어넘는 놀라운 활약으로 토트넘의 4-0 완승을 이끌고 나란히 인터뷰에 나섰다.
EPL 경기일정만 놓고 보면, 손흥민과 에릭센은 4월23일 토트넘-브렌트포드전(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재회한다.